번역  


본격적으로 <신채점제>가 도입된 이후 지난 5년 동안, 많은 올디스 팬들과 상당수의 피겨 전문가들이 <신채점제>에 대하여 가했던 비판의 핵심은... (특히, 여싱 부문에 있어서) <점수 규정>의 명문화로 인해 <기술요소점수 (TES)>의 편차가 커지면서, 고득점을 노리는 선수들의 관심이 온통 고난도의 점프를 성공시키는 것에만 쏠리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등한시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예컨대, 명목상으로는 같은 종류의 <트리플 러츠>라고 하더라도... 기술의 완성도에 따라서, 실제로 대략 4.0 점 ~ 8.0 점 까지의 점수 편차 (이론상으로는 6.0 ± 3.0 으로 최대편차 6점) 가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점프는 물론이요, 스핀과 스텝 그리고 스파이럴 시퀀스까지 4단계 레벨과 <GOE>에 따른 점수 편차가 확연히 눈에 드러나게 되었기에... 선수들은 어쨌든, 일단 각 요소별로 규정된 더 높은 레벨의 기술 조건을 충족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이전보다는 개선되었다고 하나... 여전히 <TES>에 비해서는 다소 모호할 수 밖에 없는 <프로구램 구성점수 (PCS)>의 규정 또한, 선수들로 하여금 한층 더 <기술요소>에 집착하도록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①  SS  (Skating Skills)                    스케이트 기술
②  TR  (Transitions)                         각 요소의 연결 및 전환
③  PE  (Performance/Execution)      연기 수행 능력
④  CH  (Choreography)                    안무
⑤  IN   (Interpretation)                      곡의 해석


이상 5 항목의 평가 점수 합산이 <PCS>가 되는데... 각각의 항목마다 최소 0점부터 최대 10점까지를 0.25점 단위로 나누어 평가를 한 뒤, 여기에 Factor (계수) 를 곱하여 합산을 하게 되는 것이다. (Factor 계수는... 여싱의 경우 SP 0.8, FS 1.6 ... 남싱의 경우 SP 1.0, FS 2.0 이다. SP 보다는 FS 가 장시간에 프로그램 구성 난이도가 높고, 또한 남싱이 여싱에 비해 연기시간도 길고 더 고난도의 연기를 수행하게 되므로 점수상 차등을 둔 것이라는 정도로 이해하면 족할 것이다.)

개략적인 평가기준으로는 <1점> very poor, <2점> poor, <3점> weak, <4점> fair, <5점> average, <6점> above average (양호), <7점> good (우수), <8점> very good (매우 우수), <9점> superior (발군), <10점> outstanding (걸출) ... 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여러분들도 느끼시겠지만... 표현 자체부터가 매우 모호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예술성의 본질 자체가 콕 집어 명문화하기 어려운 게 사실 아닌가.)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시합이 거듭될수록... 여싱의 경우, 최상위 레벨의 <PCS> 점수는 요소별로 대략 7.0 점 ~ 8.0 점 사이에서 엇비슷하게 형성되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다소 저평가되는 느낌이라고 해도 6.0 점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드물게 되었다.) 결국... "양호해~ 잘했어~ 아주 잘했어~" 라는 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


    ☞  여기에 특히, 여싱의 경우에는... <연아> 선수와 <마오> 선수의 양강(兩强) 라이벌 구도라는 허울 아래, 세부 요소의 수행 결과 및 프로그램 완성도를
         종합한 예술성의 명백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특정 선수에게 있어서) <PCS> 불변의 법칙~" 이라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던 시기 또한 상당기간 지
         속되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ㅡ.ㅡ)


결국... 큰 편차가 나지 않는 <PCS> 총합에서 3~4 점 가량을 뒤지더라도, 예컨대 상대 선수가 <3Lz> 하나를 날려 먹고 내가 <3F>에서 약간의 GOE 만 챙기다면... 단숨에 5~6 점 가량은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나게 되므로... 선수들은 너도나도 점프, 점프에 몰두하게 되는 현상이 팽배해진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필자의 소견을 개진해 보는 바... 이러한 현실에 기반을 두었던 <신채점제>에 대한 비판은, 기본적으로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를 간과하고 있지 않았나 보여지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여싱에 있어서 <신채점제>의 장점을 증명해 줄 만한 선수가, 최근까지 없었다는 사실이 되겠다.

(남싱이나 페어, 아이스댄싱 등에서도 초기에 나타났던 현상은 유사했다고 보여지지만... 아무래도 필자의 전공과목(?)은 여싱이 될 수 밖에 없으므로, 이하의 이야기는 여싱 부문에만 국한시켜서 전개하도록 하겠다.)


■  <신채점제> 와 <김연아>


<신채점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2004-05 시즌부터였다. 그런데, 참으로 우연치 않게도... 이 때부터 2006년 초의 토리노 올림픽까지 불과 2년 사이에 <미셸 콴>, <이리나 슬러츠카야>, <샤샤 코헨> 등이 줄줄이 은반을 떠났다. 심지어 토리노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 <아라카와 시즈카> 역시 은퇴를 선언했다. (올림픽 여싱의 금, 은, 동 메달리스트가 바로 그 해 동시에 은퇴를 한 것이다.)

근 10 여년 동안 세계 여자 피겨계를 주름잡았던 수퍼 스타들이 일시에 사라져 버렸다. 따라서, 여싱의 한시적인 인기 하락은 피할 수가 없는 여파였다. 올림픽에 가려져 아무래도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2006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키미 마이즈너>의 기량으로는, 기라성 같은 선배들의 뒤를 도저히 이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까닭으로 세계의 피겨팬들 및 관계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일본을 향하게 된 것이었다. 일단 정상권의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비록 올림픽에서는 부진했으나, 그 때까지 <전일본선수권> 2연패를 달성했고 2006-07 시즌 그랑프리 <SA>에서 생애 첫 190점대 돌파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안도 미키>... 그리고 연령제한에 묶여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었으나, 올림픽 직전의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불과 만 15세의 나이로 참가해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차지했던 <아사다 마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2006-07 시즌 초의 세계 여싱 판도는, 그야말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이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만한 형국이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 채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던 <신채점제>는, 적어도 여싱 부문에 있어서만큼은... 어떠한 기준을 제시해 줄 만한 수퍼 스타의 부재 속에서, 표류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당시의 상황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단연 <아사다 마오>였다. 189.62 점 (SP 64.38점, FS 125.24점) 의 전시즌 GPF 우승자... <이리나 슬러츠카야>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고 <트리플 악셀>을 뛸 수 있으며, 무엇보다 어린 나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런데...

막상 새로운 시즌을 개막하고 보니, 뭔가가 크게 부족하다. <트리플 악셀>은 신선했지만... 그것뿐이었던 것이다. 이래서는 점프 머신만을 양산한다는 비난의 강도가 더더욱 거세질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그나마 그 <트리플 악셀>도 컨시가 약한 탓에... <GPF> 에서 만난, 아직은 덜 다듬어진 동갑내기 한국 소녀의 <3F-3T> 앞에서 (<쥬니어 세계선수권>에 이어 재차)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그런데...

2007년 초의 토쿄 세계선수권에서... 세계 피겨 관계자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 예기치 못했던 기적이 찾아왔다. 불과 두어달 전까지만 해도 아직은 세팅 중인 원석 같은 이미지였던 한 소녀가... <SP> 에서 향후 <신채점제>의 기준이 되어 줄 만한, 그야말로 새로운 여싱 연기의 수준을 가늠해 줄 만한... 환상적인 프로그램을 펼쳐보였던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김연아>... 프로그램은 <록산느의 탱고>... 음악이 시작되자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게 빙판 위를 날기 시작한 이 소녀의 카리스마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비록 <완벽> 이라고 표현하기엔, 아깝게도 아직 1%가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이 소녀의 연기에는,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혼의 힘이 넘치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향상된 테크닉의 바탕 위에서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표현력을 통하여, 한차원 높은 예술성에 다가가고자 하는 <신채점제>의 지향점과 정확히 일치하는 퍼포먼스였던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로서 <록산느의 탱고>는... 심판진의 찬사 속에 세계신기록을 기록하며, 표류하던 <신채점제>의 중심을 잡아 준 "전설의 프로그램~" 으로 남게 되었다. (<브라이언 오서>가 코치로서 <연아> 선수의 곁을 지켜주기 시작한 직후의 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쇼타임은 아니었다. <SP>의 기적은 <FS>로 이어지지 못했고, 소녀는 챔피언에 등극하지 못했지만... 세계 각지의 피겨팬들은, 머지 않은 장래에 만나게 될 "진정한 챔피언~" 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다. <브라이언 오서>와 <데이비드 윌슨>의 도움을 받으며 이 소녀가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재능을 갈고 닦아 100% 완성된 모습을 드러내게 될 때까지, 전세계는 2년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지만... 이미 진정한 보석임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팬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오히려 그 시간마저 즐길 수가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009년 3월 말... 그녀를 사랑하는 전세계의 피겨팬들이 그토록 기다려 왔던 순간이 시작되었다. 이미 시즌 초부터 직전의 4대륙 대회에 이르기까지, 팬들의 기대에 100%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느새 소녀에서 훌쩍 숙녀로 성장한 이 "마음 속의 챔피언~" 은, 완벽하게 준비가 된 상태로 자신만만하게 자신을 위한 무대에 섰던 것이다.


자, 이제...


진정한 여왕님이 세계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한 지금... 더이상 <신채점제>는,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신채점제>에 의해서도, 아니 <신채점제>가 있었기에... 세계 여자 피겨의 수준이 한차원 더 올라갔음을 입증해 주는 "명실상부한 1인자~" 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피겨의 예술성>에 대한 고찰


<예술>이란, "미적(美的)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 을 뜻하는 용어이다. 그런데, 한자어인 <藝術>이나 영어인 <art>나... 원래는 "수공(手工)의 효용적 기술" 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가, 근대에 이르러서야 <기술 일반>과 구별되는 <미적 기술 (fine art)>만을 가리키는 용어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아니, 피겨 얘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뜬금없는 예술론 타령...?" 이라는 생각이 드실 지도 모르겠지만, 이 대목에서 이런 얘기를 한번 짚고 넘어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예컨대, 왕년의 농구스타 <마이클 조던>을 한번 떠올려 보자. "Air Jordan" 이라는 닉네임 그대로, 하늘을 날 듯 점프하여 덩크슛을 꽂거나 경이적인 체공력으로 더블 클러치를 구사하던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예술적~" 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조던>의 동작들을, 분명히 "농구 기술" 이라고 부른다.

이번에는 <발레>를 한번 생각해 보자. 대표적인 행위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발레>는, 수많은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러한 각각의 동작들을 익히고 구사하는 것을 가리켜 우리는 흔히 "테크닉~", 즉 "발레 기술"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악기 연주>도 마찬가지이다. 전체적인 행위는 예술이지만,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을 우리는 역시 "테크닉~", 즉 "연주 기술" 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결국 지금 필자는...

인간이 자신의 신체를 사용하여 구현해 내는 예술적 활동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 즉 테크닉과 따로 떼어내어 놓고서 <예술성>을 논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러한 창조 활동의 경우에는... 완벽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행위 자체에 이미 높은 수준의 <예술성>이 녹아들어 있게 된다는 얘기가 되겠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피겨>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피겨 스케이팅>은 분명히 스포츠지만... 음악에 맞춰 요소들을 연기해야 하고 이에 더하여 안무 또한 포함하고 있기에, 상당한 수준의 예술성을 동반하고 있는 경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여싱의 경우에는, 이러한 예술성이 더욱 강조되는 전통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피겨> 또한 분명히 신체로서 구현해 내는 활동이기에... 위에서 살펴본 대로... 점프를 하거나, 스핀을 돌거나, 스텝 연기를 하고 스파이럴 시퀀스를 구사하는 각각의 행위 자체에 이미 <예술성>이 녹아 들어가 있게 되는 것이다.

관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선수가 질이 높은 점프를 성공시키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예술적인 감흥을 느낄 수가 있다는 얘기가 되겠다. 그러므로 고난도의 기술요소를 완벽하게 수행해내는 테크닉에, 이미 1차적인 예술성은 포함이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듯 예술성이 인정되는 수준의 피겨 테크닉이란, 사실 그리 쉽사리 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점프를 예로 들어보자면... 도약, 공중자세, 착지의 과정을 통해 <TES> 평가가 이루어진다. 이 과정이 무난했다면 상당한 수준의 <GOE>를 받을 수 있고 좋은 점프 테크닉이란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더해서 <예술성>까지 인정되려면... 도약 이전의 활주와 착지 이후의 활주 사이에 점프 자체가 녹아들어 있어야만 한다. (이것은 마치, 아무리 훌륭한 기타 애드립이라 하더라도... 애드립이 끝난 직후에 밴드의 연주가 뚝 끊겨 버린다면, 그 즉시 예술적 감흥이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하겠다.)

점프의 성공, 스핀의 회전수, 스파이럴 자세의 유지 시간, 스텝의 미스 방지... 선수라면 누구나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사항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에 마음이 급급한 채로 연기를 하게 되면... 설령 노미스 연기를 펼치고 상당한 득점을 얻는다고 하여도,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점수를 얻기 위한 퍼포먼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술적 평가면에선 똑같은 GOE + 1.5 점 레벨의 <더블 악셀>이라고 하더라도... <예술성>이 느껴지는 점프가 있고, 그렇지 않은 점프도 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 <예술성>이 느껴지는 점프는, 사실 그 테크닉의 내면적 완성도란 채점에 의하여 부여된 GOE 보다 더 높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  예전에 <연아> 선수가 언급한 바 있었던 "어떤 점프를 뛸 수 있다는 것과 실전에서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란 말도 바로
         위와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이야기일 것이다. (평지 위를 걸어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수준이 되어야 실전에서 구사가 가능하다고 하셨던가?)
 
         참으로 기가 막히는 수준에 서 계신 우리의 여왕님이시다. 우리가 보기에는, 링크 위에서 마치 날아다니는 것처럼 연기를 펼치고 있는데... 정작 본인은,
         그저 평지 위에서 폴짝 뛰고 있는 느낌일 것이라고 상상을 해 보라. 퍼포먼스에 임하는 기본 자세에서부터, 여왕님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 계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예술성>의 차이를 어떻게 점수에 반영할 것인가? 이것이 올바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선수들은 결코 영혼이 담기지 않은 점프를 그만두려 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SS>, <TR>, <PE> 등에서 현실적인 차별화를 두어 <PCS> 점수를 정상적으로 차등화시켜야만 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필자가 이번 세계선수권 이전까지 "말도 안되는 라이벌 구도 때문에, 우리 여왕님이 <PCS>에서 줄곧 손해를 보고 있다~" 라고 주장해 온 이유였던 것이다.

우리의 여왕님은, 현재의 여싱 가운데... <PCS>에 규정되어 있는 <예술 요소>는 모두 다 차치해 두고서... 기술요소의 실행만으로도 <예술성>이 느껴지는 테크닉을 구사하는, 유일한 존재이시다. (물론, 다른 상위 랭커들 가운데에도 퍼포먼스 과정 군데군데에서 이런 느낌을 주는 선수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포함된 모든 기술요소에서 <예술성>이 느껴지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여왕님이 유일하다는 게 필자의 확고한 소견이 되겠다.)


■  여왕님의 예술성


최고의 테크니션이기에 가능한, 기술 자체의 예술성 격차만 해도 상당한데... 심지어 옆나라에서조차 닥찬모드로 버닝하는 <표현력>을 포함하여 본격적인 <예술 요소>에 이르게 되면, 여타 선수들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므로... 여기서는 그저, 평소에 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끼고 있는 <연아> 선수의 놀라운 점 몇가지만을 언급해 보기로 하겠다. (아마 여러분들께서도, 필자와 거의 같은 의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1)  먼저, 필자가 늘상 감탄을 금치 못하는 것은... 무서울 정도로 안정적인 여왕님의 활주 능력이라고 하겠다. (여기서부터 벌써 레벨이 다르다는 느낌이다.) 점프의 도약 이전 및 착지 이후, 플라잉 등 스핀의 도입부 이전 및 스핀 이후의 연결, 스파이럴 시퀀스의 시작과 끝, 스텝 시퀀스의 시작과 마무리 등에서 망설이거나 음악의 흐름을 놓치는 경우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링크의 사용 면적도 발군인데다가, 특히 <세헤라자데>의 경우... 연기 속도의 증감이 변화무쌍함에도, 섬세한 안무를 수행할 시에나 점프 등 기술요소로 전환할 시에나 일말의 흔들림도 없이 밸런스를 유지하는 활주 모습은... 여왕님의 기본기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안정감 넘치는 활주 능력이 바탕이 되어 주기에... 각각의 고난도 기술요소들과 예술적인 안무들 또한 유기적으로 연결이 될 수 있고, 이에 비로소 다양한 표현과 이야기가 담긴 예술성 넘치는 프로그램이 완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2)  앞에서 미리 설명했지만... 기술을 구사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감흥을 느끼게 만드는, 우리 여왕님의 탁월한 피겨 테크닉을 다시 한번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더욱이, 여왕님의 테크닉은 하나하나가 전부 교과서적인 기술이기에 그 가치가 비할 수 없이 높은 것이라고 하겠다.

"<연아> 선수는 놀랄 만큼 빠르게 5종 트리플 점프를 마스터했다~" 라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에피소드이다. 그리고 이 일화에 대해서, 사람들은 일단 여왕님의 타고난 재능이라는 측면에 먼저 주목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토록 빠르게 마스터한 트리플 점프들이, 어떻게 질적으로도 <교과서>라 불릴 만큼 완벽할 수가 있는가?" 라고 조금 더 깊이 고민을 해 본다면... 이것은 단지 타고난 소질 덕분이라고만은 생각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필자가 살아온 인생의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어떠한 분야이든... 기본기 혹은 정석이란, 참으로 묘하게도 처음에 배우고 익힐 때는 뭔가 까다롭고 어렵게 느껴지는 법이다. (그리고 살짝만 비껴가면 한층 손쉽게 여겨지는 편법이, 신기하게도 꼭 유혹의 손길을 내밀어 오게 마련이다.)

훗날의 발전을 위해서는, 물론 정석을 택해야 한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부딪쳐보면,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리고 모든 유망주들의 고민과 시련은, 일차적으로 여기서부터 비롯되곤 한다. 진정한 노력, 정직한 노력이란... 실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번 생각을 해 보자. 싱글 점프, 더블 점프, 그리고 스핀의 기초를 익히던 꼬꼬마 시절부터... 스텝 시퀀스의 한 동작, 한 동작을 연결시킬 때마다... (순간적으로 쉬운 길의 유혹에 빠져 나쁜 습관에 물들지 않고) 고생고생하며 정직하고 깨끗한 테크닉을 연마했을 어린 <연아> 선수의 "보이지 않는 시간들~" 이 떠오르지 않는가? 어쩐지 필자에게는, 마치 눈 앞에 아른거리고 있는 것만 같다. (그야말로...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을까? 이 대목에서는, 여왕님의 어머님과 어린 시절의 코치분들께도 정말이지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

그 보답으로... 오늘날, 여왕님의 테크닉에서는 <정직함>이 저절로 배어 나온다. 그렇기에 피겨팬이라면 누구나 몇 번이라도 다시 보고 싶어지게 되는 것이요, 피겨를 모르는 사람의 눈에조차 아름답다는 감흥을 전해줄 수 있는 것이다. 예술성을 지닌 진정한 명품 기술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3)  약간이나마 발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발레의 무용수들은 춤 동작과 더불어 발레 마임으로서 작품 내용을 표현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춤 동작이 전체적인 이야기를 큰 동작으로 굵직굵직하게 나타내는 것이라면, 마임은 춤과 춤 사이에 끼여들어가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이나 생각들을 나타내는 몸짓이나 손짓을 의미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여왕님은 피겨의 기술요소와 더불어 <피겨 마임> (? 이런 말 없다. 필자가 만들어 낸 용어가 되겠다... ^^;;a) 으로서 프로그램의 내용을 표현해 내는, 현역 유일의 여싱 선수이시다. 점프와 스핀, 스파이럴 시퀀스와 스텝 등 큰 기술요소들이 전체적인 이야기를 구성하는 가운데... 세세한 안무의 몸짓과 손짓, 그리고 또한 다양한 표정 등으로 내면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해 내는 것이다.

혹시, 무슨 이야기인지 얼른 이해가 잘 안 되시는가? 그런 분이 있으셔도 괜찮다. 다음 편부터 이어지는 프로그램 감상문을 읽게 되시면, 지금 필자가 하고 있는 얘기가 무슨 뜻인지 저절로 아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또한, 그러고 나면 자연히... <데이비드 윌슨>이 어째서 노상 "<연아>는, 피겨 안무가들의 꿈인 스케이터~" 라고 극찬을 하는지, 그 이유도 한층 더 명쾌해지게 될 것이다. (^^)


(4)  챔피언을 넘어서 레전드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단순히 점수만을 얻기 위한 퍼포먼스로는 부족하다. (이것 참... 평생 꿈을 꿔도 챔피언 근처에조차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이 거의 대부분인 것을... 여왕님 덕분에 이런 표현도 척척 써 보고... 지금 필자는, 무지무지 행복하다...^^)

말 그대로 <incomparable (비교할 수 없는)>, <dominating (압도적인, 지배적인)>... (그러고 보니, 이 단어들 모두 이번 세계선수권을 보도한 현지 언론들에서 여왕님을 향해 대서특필했던 표현들이다...^^) 이러한 특별한 아우라를 지녀야 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특별한 카리스마~" 가 요구된다는 의미이다.)

<카타리나 비트>의 카리스마는 "빙판 위에서의 압도적인 존재감~" 이었다. <미셸 콴>의 그것은 "최고의 예술성과 넘치는 열정~" 이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여왕님에게는 어떤 표현이 어울릴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오서> 코치 샘과도 깊은 인연이 있는~) <브라이언 보이타노>가, 여왕님의 연기를 직접 보고 나서 남겼던... 그 한마디와 같다.


"남자의 파워와 여자의 우아함을 다 갖고 있는 스케이터~"


조금쯤 유머를 섞어서, 약간 오버(?)스러운 표현으로 바꾸어 보자면... "<야구딘>의 <3-3>을 장착 (그것도 컨시 100%인~) 한, 업그레이드 <미셸 콴>~" 이 되겠다. (^^) 그러니, 이건 뭐... 경쟁자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말도 안되는 사기(?) 유닛이 아닐 수 없다. <시애틀 타임즈>의 표현대로 "토리노 올림픽 당시의 <제냐> 이래, 가장 무자비하고 압도적인 챔피언~" 인 것이요, <NBC 스포츠>의 공식 코멘트대로 "경쟁자들이 도전하기엔, 갈 길이 너무 먼~" 것이다.


■  <3F-3T>의 어텐션 논란에 관한 소견


이번 편 글의 주제인 <여왕님의 예술성>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얘기이지만... 앞으로의 글에서도 이에 대하여는 다루게 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이 자리를 빌어 필자의 짧은 소견을 몇 마디 적어보려고 한다.

여왕님의 <3F> 점프 에지가 <!> 판정을 받을 성질의 것인지 아닌지, 그 진위에 관해서는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 이번에 <크리스티 야마구치> 또한 "어텐션 판정한 심판들, 정신차리고 반성하라~" 고 한마디 하셨고, 필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마 심판진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해 찬반 양론이 갈려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는 이에 대한 향후의 전개를 한번 예측해 보려는 것뿐이다.

에지 판정에 대한 논란은 벌써 2년째이다. 이러쿵 저러쿵 해도, 여싱의 경우... 논점은 결국 "<마오>의 <러츠>" 와 "여왕님의 <플립>" 에 모아진다. 긴 말 하지 않겠다.

<마오>는 <러츠>를 못 뛴다. (<e> 판정 도입 이전부터,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판정이 강화되자마자 바로 지적을 받았고, 교정한다고 하더니 아예 프로그램에서 빼버렸다. (SP에서는, 어쩔 수 없이 울며겨자먹기로 뛰는 것이다.)

여왕님의 <플립>은, 줄곧 "교과서~" 라고 평가를 받아온 것이었다. (<플립>은 얕은 인에지로 뛸 수 밖에 없다. 깊은 인에지란, 바로 프리로테이션을 의미하게 되기 때문이다.) 3턴의 도입 부분 스피드가 워낙 빠르기에... 점프 메커니즘 상, 중심이 아웃으로 쏠릴 수도 없다. (궤적상 아웃에지가 아예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어쨌든 <!>를 때리고 있다.

올시즌은 시즌 중간부터 논란이 되었기에, 어쨌든 시즌 마지막까지 이 상태가 유지되어 왔다. 이제 다음 시즌을 대비해서 심판위원회가 열리게 될 터인데... 공식적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다루어지게 될 지는, 필자로서야 전혀 알 길이 없다. 다만...

<마오>측 입장에서는, 에지 판정 자체를 아예 무력화시키는 것만이 최선이다. 완전히 엉터리로 뛰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 판정조차도 의식이 되어, 전체 점프가 다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오>의 플러츠는, 냉정하게 말하자면... 100% 다 <e> 감이다.)

하지만, 에지 판정 자체가 전면 백지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여진다. 특히 <러츠>의 경우, 우리의 여왕님이 교과서적인 러츠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이미 수차례에 걸쳐 보여주셨기 때문에... 팬들은 물론,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서라도 이 규정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속 규정이 없어지면, 아무래도 엉터리 점프들이 난무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여왕님의 입장에서는, 지금 이 상태에서 더 나빠질 것은 없다. (<COC>에서 <e> 판정이 나왔었지만, 지들도 속으로 "앗, 뜨셔~" 했을 것이다. 3턴에서 도약까지가 그야말로 순식간인데... 감히 <e>를 찍어? 간 한번 보려고 하다가, 이건 아니군~ 했을 것으로 추측해 본다.)

다만...

세계선수권이 끝난 지금, 필자는 살짝(?) 희망적인 전망을 하나 가지고 있기는 하다. 올시즌을 거치면서 <연아> 선수의 위상이 이전과는 전혀 달라졌다는 사실로부터 시작되는 희망 섞인 관측이 되겠다.

올 시즌이 시작되었을 당시만 해도, 디펜딩 챔피언은 엄연히 <마오> 선수였다. 물론, 다들 알고 있는 저간의 정황들 때문에... 우리의 <연아> 선수가, 많은 피겨팬들로부터 "마음 속의 챔피언~" 으로 인정을 받고 있긴 했지만, 이것은 분명히 공식적인 상황과는 다른 것이다. (세계의 언론들도 4대륙 대회때까지는, 확실히 <마오>를 월드챔피언으로 존중해 주고 있었다.)

따라서, 이러한 에지 논란에 대해서도... 심판진들은 <마오>측의 입장을 무시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양대 라이벌간의 순위를 결정적으로 바꿀 수도 있는 룰 적용의 파워게임에서... 챔피언 측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 인지상정이기도 하다. 이 세계가 공명정대한 지에 대해서는... 아마도 다들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바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런데...

지금은,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연아> 선수는 현재, 전세계 피겨팬들로부터 100% 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피겨여왕~" 이 되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 <마오> 선수는, 더이상 여왕님의 라이벌이 아니다. (우리 여왕님의 이번 퍼포먼스처럼,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을 완성시키지 못하는 한... <마오> 선수는 "0순위 은메달 후보" 의 위상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세계 여싱에서 이 정도로 압도적인 위상에 서 있었던 인물은 <카타리나 비트> 뿐이다. (<미셸 콴> 시절에도, <이리나 슬러츠카야> 등 결코 만만치 않은 라이벌은 존재했었다.) 더구나 <록산느의 탱고> 시절부터 모두가 예견하고 기다려 왔던 일이기에... 이 위상은, 적어도 지금부터 올림픽 때까지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연아> 선수의 연기를 중계한 전세계의 캐스터들과 해설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다 똑같았다. "가장 강력한 챔피언 후보입니다~", "점프의 질과 연기의 차원이 다릅니다~", "최고의 프로그램입니다~", "이 선수를 이기는 건 불가능합니다~", "드디어 이 날이 왔군요~", "우린 이미 몇년 전부터 알고 있었죠~" 등등... 아무도 놀라지 않았다. 그저 진심으로 감탄하면서,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피겨팬들은 이 날의 경기 장면을 지켜보면서... 너무나도 아름다운 챔피언의 연기를, 앞으로도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소망했을 것이다. (모르긴 해도 앞으로 여왕님이 참가하는 대회에서는, 다른 여싱의 소개는 전혀 필요없게 될 것이다. "<김연아>의 연기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다~" 는 선전문구 하나에, 피겨팬들은 기꺼이 주머니를 열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미 전세계 피겨팬들, 그리고 피겨 경기의 중계진들 머리 속에는... 너무너무 깊이 각인되어 버린 여왕님의 연기 모습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모든 프로그램에서, 마치 포문을 여는 듯이 시작되는... 세계 최고 퀄리티의 <3F-3T> 콤비네이션 점프인 것이다.

음악이 시작되고, 아름다운 안무를 동반하며 부드럽게 활주하다가... 일순간에 속도를 높이면서 엄청난 스피드로 돌입하는 3턴, 그리고 곧바로 마치 날아오르는 듯한 점프... 모두가 함께 숨을 죽였다가 두 번의 착지 후 터지는 함성... 그리고 중계진들의 감탄사 퍼레이드... 모두가 기대해 마지 않는 순간인 것이다.

팬들에게 있어서는, 완전한 중독이다. (심지어는 중계진들조차, 뛰기 전부터 미리 찬사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의 여왕님께서 "아놔~ 말도 안 되게 <3F>에 태클이나 걸어대고... 좋아, 이제부터 그 점프 안 뛸 거야!!" 라고 결정을 내리신다고 가정을 해 보자. 과연 누가 손해일 것 같은가?

물론 여왕님 입장에서도, 완벽하게 체화된 큰 기술요소를 포기하는 손해가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는 건... 다름 아닌 <ISU> 가 될 것이다. 가장 보고 싶은 기술을 볼 수 없게 된 팬들은 당연히 화를 낼 것이고, 방송 관계자들과 피겨계 원로들은 심판진의 권위를 깎아 내리는 쓴소리를 해댈 것이며... 무엇보다도 그들은, 향후 피겨의 인기몰이를 책임져 줄 상징적 아이콘의 상품성을 스스로 깎아내림으로서 금전적인 손실마저 감수해야 할 위험(?)에 처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으로...

필자는 적어도, 다음 시즌의 첫 그랑프리 대회때까지만이라도... 우리의 여왕님이 <3F-3T> 콤보를 유지하는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물론 확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전망으로는, 다음 시즌에는 여왕님의 <3F>이 소리소문없이 예전처럼 교과서로 인정받게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유를 달아서 <!>를 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이유 없이 <!>를 떼내도 전혀 문제가 없다. "어? 지난 시즌과는 에지가 달라졌네요? (ㅡ.ㅡ) 이제는 완벽하게 얕은 인엣지군요~" 이래 버리면 되는 것이다. 시즌 중에 사고를 쳤으니, 체면(?) 때문에라도 올시즌 내내 박박 우긴 거... 좋다. 다 이해해 줄 테니까, 다음 시즌에는 정신차리는 게 여러모로 좋은 일이 될 것이다. (거기 억지로 <!> 달아서 1~2 점 깎는다고, 옆나라 아이가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올해 질리도록 봐 오지 않았는가?)

<연아> 선수가 <3F-3T> 점프를 포기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ISU>의 큰 손실이 될 것이다. 더구나, 이것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꿈나무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벌써 이 세상 어딘가에서는 "제2의 김연아~" 를 꿈꾸며, 이 콤보를 연습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도 있을 지 모른다. 정말로 그 아이들에게서, 최고의 역할 모델을 빼앗아 버리고 싶은가?

<ISU> 내부에도 여왕님의 <3F-3T> 점프의 진가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히 적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분위기라면... 이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의 변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만은 없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연아> 선수만을 위한 일이라면 몰라도... 이를 통해 자신들에게도 이득이 생긴다는 계산이 선다면, 방향 전환은 그리 어렵지 않다.

여왕님의 <3F>을 정당하게 평가해주는 쪽이, 피겨팬들에게 얼굴도 서고 여싱의 인기를 복원시키는 데도 유리하다. 지금은 <연아> 선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쪽이... <신채점제>도 살릴 수 있고, 여싱의 미래에 대한 저변을 다지는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ISU>에도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있을 터이니... 제발 다음 시즌부터는, 미꾸라지 한마리가 개울물 다 흐려 놓는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  맺음말


뭔가, 잔뜩 써내려 오긴 했는데... 필자의 부족한 실력으로는, 우리 여왕님의 연기에서 느껴지는 예술성의 진가를 10% 도 채 분석하지 못한 것 같다. 사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필자의 솔직한 심정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면서, 이 글을 끝맺도록 하겠다.


피겨의 예술성에 대해 알고 싶다구?

자, 그럼 필자가 쓴 이 글을 읽어... 볼 게 아니라,
여기 여왕님의 프로그램 동영상을 감상해 봐.

감상이 어때?

말로 못하겠어?
근데, 뭔가가 느껴져?
그럼 됐어.

지금 느꼈던, 바로 그게... "피겨의 예술성~" 이야.

 

[P.S]


지난 2편의 글을 통해서... 여왕님의 테크닉과 예술성에 대해서 필자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의, 전체적인 윤곽을 설명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러한 윤곽의 기본 틀 위에서, 본격적으로 이번 시즌의 두 프로그램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문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연재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이번의 연재글들은... 여왕님의 세계챔피언 등극을 기념하면서, 어디까지나 우리 승냥이들끼리 웃고 즐기자는데 주 목적이 있는 글들입니다. (오락목적 80%, 학습효과 20% 정도?) 따라서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필자의 글들에서... 공신력? 기대하지 마십시오. (^^) 학술적 가치? 있을 리 만무합니다. (^^) 이후의 감상문들 또한, 100% 주관적인 견해들로 점철되게 될 것입니다.

곡의 해석이나, 안무의 해석 등에서... 처음 들어보는 얘기도 막 튀어나올지 모릅니다. 하지만 혐오스럽거나 당황스러운 내용은 없을 테니까, 그 점은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아하~ 이 인간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죽음의 무도>, <세헤라자데>를 바라보고 있었구나~" 라는 식으로 가볍게 감상하신다면, 의외로 재미를 느끼실 지도 모르겠네요... (^^)

그리고, 이 자리에서... 향후 2편의 감상글을 통해 소개하게 될 필자의 견해에 대하여, 그 어떠한 비판도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두도록 하겠습니다. 필자의 생각이 더 개연성이 높다거나, 필자의 해석이 더 유력하다거나... 그런 거 주장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

필자가 무슨 점쟁이도 아니고... <오서> 쌤과 <윌슨>횽아, 그리고 여왕님의 깊은 뜻을... 딱 알아맞출 능력이야 없지요. 단지... 그저 이것저것 추측을 해 보았을 따름입니다. 그리고, 원래 작품 감상은 이렇게 하는 게 일반적이겠죠. 작가가 직접 나서서 "뒷얘기 알려 드립니다... 사실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이래 버리면, 오히려 재미없지 않겠습니까? (^^)

먼저 <죽음의 무도>에 대한 감상문이 되겠는데요.
몇달간에 걸쳐 틈틈히 정리해 놓은 자료들을, 최대한 밀도있게 재구성을 하고 있는데...

그래도, 양이 제법 많습니다... 한 편으로는 도저히 무리입니다.
그래서 1부, 2부... 이렇게 두 편으로 나누어 올리려고 합니다.

다만, 두 번에 걸쳐 올리게 되면 읽으시는 재미가 훨씬 덜할 듯 해서...
3일 후... 그러니까, 다음 주 화요일 밤에 1부, 2부를 한꺼번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은, 그 날 저녁에 개인적인 약속이 있는 관계로
밤 11시~12시 사이에 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부족한 연재 글에 너무 큰 관심 가져 주시고, 또 댓글로 격려해 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한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