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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님의 <Danse Macabre>


※  실감이 더하도록 맛을 살리기 위하여, 연기 순서에 맞춰 실시간 감상문의 형식으로 써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각 연기 요소들에 대한 평가 점수는, 모두 이번 2009 세계선수권 당시의 득점이 되겠습니다.)

     자, 집중을 할 시간입니다... <연아> 선수가 링크 가운데에 섰습니다... 이제, 시작 포즈를 잡는군요... (^^)

 

두 팔을 벌리고 머리를 뒤로 치켜 든 채, 여왕님의 시선은 허공을 응시한다. 마치 마네킹과 같은 포즈, 눈빛에서도 촛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움직임이 없는 검은 의상은, 마치 사신(死神)의 망토인 것만 같고... 주위의 새하얀 링크는, 멈춰선 포즈만으로도 연기가 시작된 여왕님의 존재감과 더불어 한 겨울 밤의 눈 덮힌 묘지로 변해 간다. TV를 통해 바라보고 있는 필자도, 스테이플스센터에 가득찬 사람들도... 우리는 모두가 제각각 또다른 <카잘리스>가 되어 있다. 바로 그때였다.

Zig, Zig, Zig, Zig ...

4 박자의 음율이 여왕님을 깨운다. 정신이 들고, 오른쪽, 정면, 왼쪽... 아직은 사신(死神)의 품 안...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한 줄기 바이올린 소리와 함께 여왕님은 사신(死神)의 품 속을 벗어난다. 당당하게 허공을 팔로 가르며 1회전... 이것은 죽은 자를 깨우는 사신(死神)의 바이올린 소리, 여왕님은 그 안에 담긴 "생명력의 화신(化身)" 이다. 어느새 검은 의상도, 은빛 장식들로 눈부시게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힘찬 풋워크와 팔동작... 바이올린 소리와 안무 및 활주 동작이 딱딱 맞아들어간다. 링크의 구석 끝까지를 커버하는 코너링 스트로크... 이제 여왕님은 바이올린 소리를 타고, 바이올린 소리는 다시 여왕님을 뒤쫓으며... 눈 덮힌 묘지를 쏜살같이 가로지른다. 여기에 깨워야 할 존재들이 있는 것이다. 자, 그럼... 지금부터 시작을 해 볼까?

결심과 동시에 망설임 없이 3턴으로 진입한다. 엄청난 스피드,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3F>!!! 토를 찍는 동작 너머로 환영처럼 묘석 하나가 스쳤다 사라진다. 새처럼 날아올라 한참을 날아가다, 떨어지는가 싶더니 그대로 다시 <3T>!!! 이번에도 묘석 하나가 스쳤다 사라진다. 깃털처럼 가볍게 두번째 착지를 성공시키는 순간... 숨을 죽이고 있던 객석에서, 우뢰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온다. 그들은 더이상 <카잘리스>들만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링크 바닥 아래에 얼어붙은 채 잠들어 있던 피겨팬으로서의 감성을 되찾은, 되살아난 영혼들인 것이다.  (☞ <3F + 3T> = 10.10 점 (9.50 + 0.60))

되살아났어? 좋았어!! 여왕님은 다시 한번 스스로가 "생명력의 화신(化身)" 임을 어필한다. 마치 자신의 몸 전체가 바이올린이 되어 버린 듯한 안무,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몸동작으로 되살아난 영혼들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다시 한번의 코너링 스트로크... 자, 이제는 저 반대편 묘지 쪽을 깨우러 갈 차례이다.

한 치의 빈 틈도 없이 바이올린 소리를 타고, 경쾌한 풋워크를 과시하면서... 활주 스피드를 그대로 이용하여 날아오르듯 <3Lz>!!! (6.00 + 1.60 = 7.60점) 완벽한 공중자세, 물 흐르는 듯한 착지... 확신에 찬 두 팔의 액션에, 되살아난 영혼들은 재차 탄성을 터뜨린다. 이번에도 묘석 하나가 스쳤다 사라졌음은 물론이다.

어느덧 순식간에 "생명력의 화신(化身)" 인 여왕님의 카리스마는, 묘지로 상정된 링크 위를 넘어서서... 스테이플스센터 전체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제는 생명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시간... 아라베스크 포지션의 스파이럴 자세를 취하는 사이, 일순간 시선은 하늘 저 너머로 향한다. 살아 있는 존재는, 모두 꿈을 꾸게 되는 법... 죽은 자는 결코 꿈을 꿀 수가 없다. 꿈이야말로 살아 있는 자들만의 특권인 것이다.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렇게 속삭이고서, 여왕님은 자세를 바꿔 2번째 스파이럴 포지션으로 들어간다. 섬세한 팔의 움직임과 우아한 손 끝 연기로 첫번째 포지션을 마무리, 그리고 두번째로 아웃사이드 엣지의 Y자 포지션이 이어진다. 확연히 깊은 에지를 사용함에도 흔들림 하나 없는 완벽한 균형미... 부드러운 선율 속에 평화로운 시간은 계속될 듯 싶었으나...


    ☞  SpSq4 = 5.00 점 (3.40 + 1.60)

         ① 오른발을 프리레그로, 왼발 앞쪽 인사이드엣지의 아라베스크 포지션 3초간 유지, ② 상기 포지션의 자세 그대로
         6초간 유지, ③ 왼발 앞쪽 아웃사이드 엣지로 체인지엣지 후, 캐치 풋(catch foot) 포지션 3초간 유지, ④ 발을 바꾸
         어 왼발을 프리레그로, 오른발 뒤쪽 아웃사이드엣지의 Y자 포지션 3초간 유지... 이로써, 레벨 4 요건 충족.


갑작스런 바리에이션, 그리고 스파이럴 후 거의 활주가 없는 상태에서 곧바로 날아오르는 <2A> !! (3.50 + 1.20 = 4.70점) 예기치 않은 변화 가능성 또한 생명만의 숙명이다. 무난히 성공하고 이어지는 <레이백 스핀>!! 필자의 눈에는 생명의 환희가 느껴져 온다. 연속되는 포지션의 변화와 손 끝의 움직임... 눈 앞에서 직접 보면, 마치 꽃봉오리가 피어오르는 듯한 모습이다.


    ☞  LSp4 = 3.70 점 (2.70 + 1.00)

         ① 기본 포지션에서 엣지 체인지 없이 8회전 이상, ② <사이드웨이즈 리닝 (sideways leaning)> 으로 포지션 변화
         후, 3회전 이상, ③ <캐치 풋 (catch foot)> 으로 포지션 변화 후, 3회전 이상, ④ <비엘만> 포지션으로, 3회전 이
         상... 이로써, 레벨 4 요건 충족. (남아도는 회전수는 <GOE> 반영 대상)


<레이백 스핀> 직후, 찌푸리는 표정 연기에 이어지는 <플라잉 싯스핀>... 그래, 삶에는 분명히 아픈 시간들도 포함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법. 추가된 팔 동작 안무는, 시련 극복의 이미지를 더해 주어서 좋다.


    ☞  FSSp4 = 3.50 점 (3.00 + 0.50)

         ① 데스 드롭 (death drop), ② 상체를 앞으로 굽힌 고난도 포지션으로 엣지 체인지 없이 8회전 이상, ③ 체인지 엣
         지, ④ 변형 고난도 포지션으로 3회전 이상... 이로써, 레벨 4 요건 충족.


자, 이제 스텝 스퀀스의 시간... 바이올린 소리는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군데군데 인용된 <디에스이라에 (Dies irae)>의 선율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가운데... 여왕님은 혼신의 힘을 다해 생명의 파워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경쾌한 풋워크, 정확하면서도 깊은 에지워크, 쉴 새 없는 자세 전환 중에도 완벽하게 밸런스를 콘트롤하는 가운데 박자에 딱딱 맞춰 떨어지는 팔 동작 안무... 아, 정말이지 기가 막히다. 눈이 시큰거릴 만큼 아름답다. 살아 있는 존재가 자신의 의지로 콘트롤하는 생명력의 아름다움을... 이보다 더 생생하게 묘사할 수 있는 방법이, 달리 또 어디 있을까?


    ☞  SlSt3 = 4.30 점 (3.30 +1.00), 자세한 세부사항은 생략.


윈드밀이 끝나고 나면 마무리...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 아쉬움을 느낄 겨를도 주지 않고, 여왕님은 스스로를 회전시켜 한 줄기의 회오리바람을 불러 일으키더니... 발을 바꾸는 순간, 눈부신 불꽃으로 변해 최후까지 타오른다. 스테이스플스센터 전체가 박수소리로 고조되면서, 클라이막스가 마침내 마지막 순간에 이르렀을 때... 이제 완전히 각성한 영혼들은, 자신들을 깨워 되살린 이 "생명력의 화신(化身)" 의 정체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어진다. 궁금해? 정말 궁금해? 좋아, 그럼 알려 주지!!


    ☞  CCoSp4 = 4.50 점 (3.50 + 1.00)

         ① 기본 카멜 스핀에서 엣지 체인지 없이 8회전 이상, ② 상체를 굽힌 고난도 변형 포지션의 싯스핀 3회전 이상, ③
         체인지 풋. (전후 스핀 모두 3회전 이상), ④ I 자 변형 포지션의 고난도 업라이트 스핀 3회전 이상... 이로써, 레벨 4
         요건 충족.

 

자신만만한 엔딩 포즈와 함께, 스크린 가득 클로즈업되는 여왕님의 표정!! 자신들이 찬양해야 할 여왕의 모습을 확인한 영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터질 듯한 함성으로 자신들의 행운을, 그리고 세계 여성 피겨계의 현재와 미래를 축하했다. 아무런 배경도 없이, 오직 순수한 열정 하나로만 피겨선수의 길을 걸어온 18세의 한국 소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생명력을 불태워... 마침내 한 점의 의혹도 없는 세계 피겨의 여왕 자리에 오르게 된, 완벽한 등극식이었다. (왕관을 받는 것만 다음날일 뿐, 사실상 이 날의 연기로 등극은 이미 기정사실화가 된 셈이었다.)

<3F + 3T>은 여전히 <!>... 그래, 올 시즌 내에 정신차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ㅡ.ㅡ) 나머지 <TES>는 만족... 최고의 테크니션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결과였다. 다만, 놀라운 것은... <PCS> 점수였다. 무려 32.72점!! <SS> 8.45 <TR> 7.75  <PE> 8.50 <CH> 8.05 <IN> 8.12 ... <죽음의 무도>가 시종일관 휘몰아치는 프로그램임을 감안했을 때, 상대적으로 다소 낮은 TR 도 납득 가능 (그래도 TR 2위인 <조애니>보다 0.40 이나 높은 점수였다.) 했고, 나머지 4 항목은 모두 8 점 이상... 이제야 <ISU>가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예술성을 제대로 평가하기 시작했음을 나타내는, 실로 고무적인 결과였다고 할 것이다.

참으로 오랫동안 준비하며 꿈 꿔 왔을 완벽한 연기... 그야말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닐 수 없었다. 연기를 끝마친 직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힘차게 두 팔을 위로 치켜들었던 여왕님은, 순식간에 평소의 해맑은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고... 언제나 여왕님을 곁에서 지켜주고 있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오히려 여왕님보다도 더 흥분을 한 듯 보여서... 이 놀라운 "생명력의 화신(化身)" 을 직접 다듬어 세상에 선보였을 당사자인 <사신(死神)>(?)이라고 하기에는, 캐릭터상 너무나도 위화감이 심한 느낌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었다. (^^)

연기가 끝난 직후, 그리고 점수가 발표된 이후... 지난 3년간 쌓여온 해묵은 체증이, 한방에 다 날아가 버린 듯 상쾌한 기분!! 얼굴엔 괜히 웃음이 번지고, 저절로 콧노래가 흥얼거려지면서... 닉네임만 익숙한 <연갤> 식구들도 모두, 아마 지금 필자와 같은 기분일 것이라 상상하니, 다시 또 흐뭇해진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이 나이를 먹어서... 이런 일로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해질 수 있게 될 거라고는... <연아> 선수를 알기 전까지는, 피겨를 공부하기 전까지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역시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악착같이 살아야지... (^^)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 준 <연아> 선수에게 너무너무 고맙다. 필자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뿐이다. 제발 다치지만 말아다오. 은퇴하는 그 날까지,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링크 위에 설 수 있게 되기를... 무신론자인 필자가 (딱 그거 하나만큼은)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에 시바신, 옥황상제와 천지신명에게까지 진심으로 빌고 있는 것이다.

 

■  <SP> 세계신기록 76.12 !!  프로토콜에 담긴 의미


작년 말 <GPF>이 열리기 직전에, 필자는... 여왕님이 시니어 데뷔 이래 당시까지 참가했던 10개 대회의 프로토콜을 전부 참조해서, 모든 기술요소와 <PCS> 항목별로 받았던 기존의 최고점수를 골라 합산하는 방식을 통하여... 여왕님이 올 클린 연기를 펼쳤을 경우에 기대 가능한 최고점수를 추측해 보는 내용의 글을 <연갤>에 올렸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 SP 최고 기대치 : 44.93 (TES = 기초점 34.90 + GOE 합계 10.03) + 30.57 (PCS) = 75.50

※ FS 최고 기대치 : 75.95 (TES = 기초점 63.15 + GOE 합계 12.80) + 62.22 (PCS) = 138.17

※ 총점 최고 기대치 : 75.50 (SP) + 138.17 (FS) = 213.67


    ☞  당시에 올렸던 글의 본문 중에서, 필자는 "모든 요소에서 개인별 역대 최고득점만을 합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솔직
         히 현실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나마 이 방법이 객관적으로 <연아> 선수와 <마오> 선수의 기대 가능
         한 최고점수를 계량화하여 비교해 볼 수 있는 방법인 듯 하여, 그저 재미삼아 한 번 해보는 것일 뿐이다~" 라고 썼
         었다.

         <SP>의 경우에도... 올시즌 현실적으로 <3F+3T>에서 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었기에, 여기서만 벌써 약 1.5 점
         가량의 마이너스 요소가 발생한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여왕님의 SP 연기가 끝났던 시점에서...
         73~74 점 가량의 점수로, 세계신기록이 나와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필자가 지난 수년간 분석해 왔던 바로는, 그
         것이 현실적으로 기대 가능한 최고 점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76.12 점 !!?  순간, SBS의 방위원님께서 하셨던 한 마디... "아니, 이게 뭔가요???" (^^) 그런데... 당시에 필자의 머리 속에 들었던 생각 역시, 방위원님의 심정과 똑같은 것이었다. 이것은... 지난 몇 년간 마치 상식처럼 지속되어 오던 여자 피겨계의 기본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 버리는 평가였기 때문이다. (필자의 개인적 예상 최고 점수였던 75.50 점마저도 크게 상회하는 결과였다. <SP 75점~> 이야말로, 심판진의 마지막 심정적 마지노선일 거라고 생각했는데...ㅋㅋ)


    ☞  올 시즌이 시작된 이후, 필자는 줄곧... <연아> 선수가 조만간 200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는 한 점의 의
         심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동안의 실적 및 올시즌의 모습으로 판단했을 때, 여타의 선수들은 실현 가능성이 0% 였
         다.) 다만, 그 점수는... <SP> 72~73 점대, <FS> 128~130 점대, 총점 200~203 점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
         었다. (<3F+3T>의 심판 크리, 올시즌 <FS>에서 스핀 1개 삭제 등의 정황을 감안했을 때... <PCS>에서 1~2 점을
         더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가 최대치일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SP>에서 76 점?? 더구나 <PCS>가 무려 32.72 점이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Factor 계수를 감안했을 때
         <FS>에서는 65.50 점이 가능한 수치이다. 그런데 <연아> 선수의 <FS> 프로그램은, 기초점수만 61.65점으로 구성
         되어 있다. (<3Lo> → <2A>로 인하여 1.5 점 하락~) 그렇다면, 이 자체만으로도 127 점을 훌쩍 넘기게 되는 것이
         다. (<연아> 선수의 프로토콜만은 완벽하게 외우고 있기에...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하는데, 불과 몇 초밖에는 걸리지
         않는다... 쿨럭~ 죄송하다... 잠깐 난 척(?) 좀 해 보았다... ^^a;;)

         즉... <SP>가 끝난 상태에서 이미, 여왕님은 기본 총점 203 점은 확정(?)된 상태가 되어 버렸던 것이다. <GOE>를
         단 1점도 반영하지 않은 예상 점수였기에... <FS>에서 작은 점프 두 개 정도는 날려 먹더라도 200점 돌파가 가능하
         고, 여기에서 5~6 점 정도 더 깎인다 해도 195 점대 이상이므로... 다음날, 링크에 나와서 서기만 하면 월드챔피언
         이었던 상황이었다. (올시즌의 <마오>나 <조애니>로는, 130점에 근접하는 <FS> 점수란 아예 불가능했다. 따라서,
         이들이 총점 195점을 넘을 수는 없다고 확신했던 것이다.)


<SP>에서 <연아> 선수에게 33 점에 가까운 <PCS>를 준다는 것은... 여왕님의 기량을 감안했을 때, 안정적으로만 연기를 펼친다면 73 점대 전후의 점수는 보장이 되어 있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같은 맥락으로 <FS>의 <PCS> 65점이란... 130점대 전후의 점수가 항상 가능하다는 얘기인 것이다. 즉, 이것으로 우리의 여왕님에게는... 이제 200점 쯤은 수시로 돌파가 가능해진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더구나, 필자의 바람대로 다음 시즌 이후 <3F+3T>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다시 이루어지게 된다면... 여왕님에게는, 총점 210점도 전혀 벽이 될 수가 없다.)


    ☞  사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옆나라 아이들에게는 "<PCS> 불변의 법칙~" 이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었다고 하겠다. 기
         술적인 측면에서 아무리 실력이 뒤져도, <PCS>에서만 동급을 유지한다면... 실수를 바라면서 기대를 걸어볼 수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것도 어디까지나... 자신들의 아이가 미친듯이 신들린 연기를 펼친다는 가정 하에서만, 가
         능한 얘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번 월드 <FS>에서는, 어이없게도 <스핀> 하나가 0 점 처리가 되었는데... 그 마지막 스핀에서 기초점수만 받았어도, 210점은 훌쩍 돌파가 가능했다. 여기에 만약 <3S>에서 랜딩에 성공하고 아주 약간의 GOE 만 받았다면, 그대로 215점 돌파였던 것이다. 올 시즌 초만 해도, 현실적인 기대 가능 최고점수는 200점을 살짝 상회하는 정도였을 뿐인데... 지금은 올 클린만 한다면, 210점은 충분히 가능해 보이고... <3F>의 엣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기대 가능한 최고점수는 거의 220점대에 바짝 육박하는 수준이 되어 버렸으니... 아무리 필자라고 해도, 솔직히 약간은 얼떨떨한 기분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하겠다. (^^)

단지 <PCS> 몇 점 더 올려 주었을 뿐인데... 그것에서 발생하는 파급효과가 이만큼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명심할 것은... 이것도 다 "여왕님이기에 가능한 효과일 뿐~" 이라는 사실이다. (기본 실력이 달리거나 연기의 컨시가 들쭉날쭉이라면... 그깟 <PCS> 2~3 점이 뭐, 그리 큰 도움이 되겠는가?) <GOE>는 쓸어 담으라고 있는 줄 알고, 점프는 평지에서 뛰듯이 안정감이 있어야만 점프라고 생각하는 여왕님이시다. 그렇기에 단 몇 점의 <PCS>가, 실수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는 결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실수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어. 그러니, 부담 없이 연습때처럼만 하자~"


우리 여왕님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위와 같은 심리적 안정감뿐이다. 그리고 이번 월드에서의 확 달라진 평가는, 앞으로 <ISU> 측에서 그러한 실전 환경을 제공해주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왜? 이 선수는, 이미 컴페티션의 레벨을 넘어서 있기 때문이다. (워낙에 군계일학이라... 경쟁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 그러니... 차라리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링크 위에서 펼쳐 보일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게 더 나은 것이다. (대놓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해 준 다음에, 그녀를 통해 창출해 낼 수 있는 경제적 수익 모델을 다각적으로 연구하는 쪽이... 괜시리 욕 먹어가며 막후공작을 하는 것보다, 체면도 서고 오히려 더 짭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우리 여왕님은 왜 독보적일 수 밖에 없는가?


"질 높은 점프와 질 높은 스핀을 겸비하긴 어렵다~", "기술력과 예술성을 겸비하긴 어렵다~", "고난도 테크닉과 컨시를 겸비하긴 어렵다~", "스피드와 우아함을 겸비하긴 어렵다~" 등등... 여자 싱글 피겨계에는, 오래 전부터 회자되어 오는 여러 가지 속설들이 있다.

얼핏 봐도 전부가 다 "○○과 ○○는, <겸비>하기 어렵다~" 라는 이야기이다. 겸비... 함께 갖추는 것,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니다. (여담이지만... 엄친아, 엄친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실상은 여기에서 비롯되는 게 아닌가? 전교 1등에, 선남선녀에, 인기짱에, 효자효녀에... 끝맺는 말도 늘 똑같다. 넌 하나라도 잘 해 봐라...^^ 바로 그 말을 듣고 자란 인간들이, 자기 자식들에게 똑같은 얘기를 되돌려 준다. 역시, 인간이란... 망각의 동물임이 분명하다...^^)

사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피겨의 기술이라는 것이, 참으로 모순되는 것들이다. <점프>에는 파워와 용기가 필요하고, <스핀>에는 유연성과 인내심이 요구된다. <스파이럴 시퀀스>에는 균형감과 지구력이 필요하고, <스텝>에는 순발력과 민첩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허걱~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참으로 더 대단해 보인다.)

파워와 유연성, 순발력과 지구력, 민첩성과 균형감 등은... 한 눈에 보기에도 서로 대비가 되는 능력들이다. 더구나, 여기에다가 용기와 인내심이 추가된다. 따라서... 아무리 1류 선수라고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을 전부 다 최고 수준으로 갖추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여왕님에게서는 좀처럼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저 위에 나열한 능력들을 겸비, 즉 모두 갖추고 계신 것이다. 여자 싱글 피겨계의 오래된 속설들이, 우리의 여왕님 앞에서는 눈 녹듯 사라져 버린 셈이니... 여왕님은 그야말로 세계 여자 피겨 100 년사 가운데, 최고의 <엄친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여왕님을 따라다닌(?) 지난 수년간의 세월 동안, 필자의 피겨 공부는 한마디로... "<점프>에서 시작하여 <점프>로 끝났다~" 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수많은 대가들이 얘기하듯이, 피겨에는 점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점프>라고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결론이 되겠다.


    ☞  왕초보 팬이던 시절에는, 아무래도 고난도의 점프에 매력을 가지게 된다. (기초점수가 높은 점프에 자연스레 눈길
         이 가게 마련인 것이다.) "<트리플 악셀>을 뛰는 여자선수...?" 호오, 참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시절이다.

         조금 시간이 쌓이면... 점프의 질에 관심을 갖게 된다. 도약, 공중자세, 착지가 한 눈에 들어오게 되니 프리로테이션,
         회전수, 언더로테이션을 이해하게 된다. <GOE> 개념이 명확해지면서, 심판진의 평가에 시비(?)를 걸어보고 싶어지
         기도 한다. (^^) 생소한 선수의 점프 모습에서 엣지의 느낌이 이상하다는 감을 느낄 정도가 되면, 프로토콜을 뒤적
         이며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는 시절이 되겠다.

         다음 단계에 이르면... <컨시>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 실전에서 발휘하지 못하는 평소 실력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본격적으로 점프 메커니즘을 파고 든다. 도약 이전의 활주 자세, 도입시의 스피드, 하이킥 등의 악습관, 프리로테이
         션에 의한 흔들림 등등... 동영상의 무한반복으로 이 시절에는, 관심 있는 몇몇 선수의 점프 메커니즘 정도라면 눈을
         감아도 떠오른다. (맨처음 당구에 빠졌던 시절, 모든 게 전부 다마(?) 길로만 보였던 것과 매우 흡사한 느낌인 것이
         다...^^)

         최종 단계는... 이로 인해, 각각의 선수가 표현해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예측해 보는 단계가 되겠다. <점
         프> 메커니즘이 불안하면, 활주에 자신감도 없어지고 여타 요소들의 연기도 모두 위축되고 만다. 역시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점프야말로 피겨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닌 듯한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단계가 되면... 여왕님의 모습 만큼은 한 눈에 다 들어온다. 프로그램 전체가 이미 머리 속에 다 들어 있는
         데다가, 어느 장면에서 무슨 연기가 어떻게 펼쳐질 지도 전부 알고 있기에 시시각각 필요한 곳마다 시선이 자동적으
         로 따라붙게 되는 것이다. (<오서>쌤은 펜스 옆에서 함께 하시지만... 필자 또한 여왕님의 연기를 볼 때면 항상, 시
         종일관 움찔움찔거리게 된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승냥이 분들 가운데에도, 필자 같은 경험을 계속하고 계
         신 분들이 매우~ 아주 매우~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피겨팬으로서 필자는, 스스로가 <연아> 선수의 팬이어서 정말로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여왕님은, 일찍부터 점프를 완성시킨 최고의 여싱 점프 테크니션이었기 때문에... 필자 또한 이후에 단계적으로 향상된 여왕님의 스핀, 스텝, 스파이럴 시퀀스의 모습을 주욱~ 따라다니면서, 피겨의 모든 요소들에 대한 안목을 균형있게 키울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옆나라의 누구처럼, 매번 프로그램의 시작 단계에서 진을 다 빼게 만들고... 연기 내내 발만 쳐다보면서 조마조마하
         게 만들었다면... 필자는 아마도, 이미 진작에 피겨팬이기를 거부했을 것이다. (ㅡ.ㅡ)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한 것이... 옆나라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보니까, 그 모습도 참 재미가 쏠쏠하긴(?) 하였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쩝~) 필자 또한... 그리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닌 모양이다. (^^a;;)


일전에 <ㅍㄹㅈㅁ> 님께서... 다음과 같은 댓글을 달아주신 적이 있었다.


      참고로,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연아의 <3F+3T>의 퀄리티는 트리플 악셀이나 쿼드 계열을 배제한, 트리플 점프의 결
      합들에서는 역대 남녀싱 그 누구도 당해낼 수 없는 수준이에요. 그 위대한 야구딘의 <3F+3T> - "레이싱" 에서 뛰었던
      - 조차도 말이죠. 토 계열 점프를 연아 만큼 질적으로 높으며 프로그램과 어우러지는 뮤지컬리티까지 지닌 ... 한마디
      로 연아만큼 아름다운 토점프를 지닌 선수는 이전에 없었다고 봅니다.


필자 또한... <ㅍㄹㅈㅁ> 님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마디로, <연아> 선수만큼 아름답게 토 계열의 점프를 구사하는 선수는 이전까지 없었다~" 라는 말씀에, 120% 공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듯 전인미답의 수준이라고 할 만한 <3F>, <3Lz>, <3T>의 3대 토 계열 점프가, 그대로 <연아> 선수의 "필살기 점프 테크닉~" 이 되어주고 있다.


    ☞  예전에 <연갤>에 올렸던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필살기(必殺技)> 란, 말 그대로 "반드시~" 가 핵심이다. 다시 말해,
         <컨시>가 생명이란 얘기이다. 그런데, 옆나라 피겨 관계자들은... 한자를 자국어로 차용하여 쓰면서도, <필살기>란
         말뜻조차 모르는 모양이다. (^^)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마오>의 <트악>은 결코 필살기가 아니다.

         점프의 질 자체도 그렇지만, <컨시>가 50% 에도 미치지 못하니... 아무리 "퐈이아~!" 하고 날려대 봤자, "이건 뭥
         미?" 하면서 스윽~ 비켜서 버리면 그뿐이다. (^^) 이건 뭐... 발사 자체가 안되기도 하고, 안드로메다로 조준되는 경
         우도 허다한 데다가, 한발 쏠 때마다 HP는 또 엄청나게 깎이는지라 만에 하나 성공해 봤자 후반전의 체력이 남아나
         질 않는다. 이 정도면, 3류 만화가라도 그리지 않을 필살기(?)인 것이다. (^^)

         바둑의 표현을 빌자면, <마오>의 <트악>은... 결정적인 비세를 의식하여, 옥쇄를 각오하고 던지는... 최후의 승부수
         일 뿐이다. 하물며 이것조차... 여왕님이라면 (피겨계에서는, 이창호 국수 + 박영훈 9단 정도의 레벨이므로~) 이미
         계산이 다 서 있기에, 슬슬 물러서 주면서 마무리해도... 넉넉하게 남길 수가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이미 형세는,
         계가를 맞춰 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있기 때문이다. (^^)


<3F+3T>, <3Lz>, <2A> ... 이것은 <연아> 선수의 SP를 구성하는 3가지 점프이다. 역대 세계 최고 레벨인 3대 토 계열 점프, 여기에... 이나바우어와의 조합, 트리플 콤비네이션으로의 조합, 스파이럴 및 스텝을 마친 직후, 이 모든 게 가능한 최고 수준의 <2A> 로 구성이 되어 있는 것이다. 점프의 질, 컨시... 모두가 비교불가 단연최강이다. 그런데, 이러한 수준이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연아> 선수는 쥬니어 시절부터, 이미 이 점프들을 꾸준히 뛰어왔다. (실전에서 사용한 것만 5년이 넘는 점프들이다.) 그리고 이 5년의 시간 동안, 매년 조금씩 조금씩 점프의 질과 컨시를 향상시키며 여기까지 완성시킨 온 것이다. 따라서, 비로소 이 점프들은... 프로그램의 구성요소로 완전히 녹아들어, 높은 차원의 예술성이 느껴지는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FS>의 점프 역시, 이 3가지 필살 조합을 확장시켜 <2A + 3T>, <3Lz + 2T + 2Lo> 라는 높은 컨시의 신무기를 더 장착할 수가 있게 된다. 기초을 확실히 다진 다음, 이를 변형하여 확장... 기본 중의 기본이요, 정석 중의 정석이다. 그러니 일견에는, 쉬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무나 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처음에 길을 잘못 들었기 때문이요, 더불어 지나온 시간을 되돌릴 수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  옆나라의 까막눈들이, 뭐시긴지 된장인지 구별도 못하는 주제에 읊어대는 잡소리 메뉴 중의 하나가... "<연아> 선수
         는 점프 구성이 맨날 똑같다. 그에 비해 <마오>는 늘 도전을 계속한다~" 운운하는 얘기다.

         이들이 지금 <노비스> 선수들이라면, 저 아이들의 얘기도 틀린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소위 세계 최
         강을 겨루는 레벨에 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의 <마오>가, 아직껏 여태 점프 성공에 도전을 계속하는 수준이
         라는 것을, 스스로 선전하는 것이다. 과연 저들은, 팬인가? 안티인가? (^^)

         <마오> 선수가 여왕님의 라이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 최소한 단독 <3A> 정도는, 이미 벌써부터 8~90 %의
         컨시 수준에 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되든 안되든 <3Lz>도 줄기차게 뛰어대서, <e>를 받든 <!>을 받든... 그것 때문
         에 전체 점프의 시스템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는 수준에 서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여타의 기술요소 및 전체적인 프로그램 완성도를 가지고, 그야말로 진검승부를 펼쳐 볼 수 있게 될
          것이 아닌가?)

         올림픽이 1년도 안 남았다. 밴쿠버에서 우리 여왕님이 어떤 점프를 보여주실 것인지, 전세계의 피겨팬들은 이미 모
         두가 다 알고 있다. 더불어 그 점프들이 깨끗하게 성공하는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고까지 생각들을 하고 있다.

         그런데...

         옆나라의 아이가 어떤 점프 구성을 들고 나올지, 필자는 지금도 전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조애니>나 <미키>
         만 해도, 대충 다 알겠는데... <미라쿠르 마오짱~>만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혹시, 미라쿠르~ 라는 게... 은폐술
         내지 도피술에 있어서 미라쿠르~ 란 뜻일지도 모르겠다. <마오>의 정체는, 닌자였던 것이 아닐까?)

         마음이 삐뚤어져 있으니,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다.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니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기술인지
         는 더더욱 알 턱이 없다. 그러니, 점점 더 까막눈이 되어 간다. 전세계의 중계진들이 "여러분들은 지금, 정말이지
         <특별한 것~>을 보고 계신 겁니다!!" 라고 닥찬모드에 돌입하는 명품 연기를 보면서 도... 감흥은 커녕, "맨날 똑같
         은 연기~" 타령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건 뭐... 명품과 짝퉁의 구별은 커녕, 아예 메이커 구분조차 못하는 막눈 수준이다. 그러니, 아무거나
         막 갖다 팔아도 되는 것이다. ("범 우주적인 호구~" 수준의 안목이니 말이다.) 일본 빙상 연맹, 장사 한번 해먹기 쉽
         겠다. <피버스>나 <연갤>에 딱 걸렸으면... 니들은, 국물도 없을 뻔 했다. (ㅡ.ㅡ)


우리의 여왕님이 독보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SP>의 핵심이 되는 3개 점프의 질만으로도 설명할 수가 있다. 이미 5년 전의 어린 시절부터, <연아> 선수는 단지 점수를 얻기 위해서 점프 연습을 했던 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필자는 분명히 확신할 수가 있다.) 늘 입버릇처럼 얘기하곤 하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연기~" 가 무엇이었는지... 오늘날 완성시킨 여왕님의 점프들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점프든, 스핀이든, 스파이럴이든, 스텝이든... 여왕님의 머리 속에서는, 이 모든 요소들을 개별적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말이 안되는 일이다. (시합 때마다 매번... <트악> 2번만 성공시키면 우승이네~ 몇 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네~ 운운하는 레벨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한 차원 위의 세계에서 피겨를 대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 자세부터가 전혀~ 다르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요소들을 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게 되어야만... 그러한 기초 위에 비로소,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연기~" 가 가능해진다. 그러니, 이게 얼마나 멀고 힘든 길인가? 이 앞에서 "당장 다음 경기에서 누군가를 이기고~", "시합에서 몇 등을 하고~" ... 이러한 질문이며 대답은, 한없이 유치해질 뿐이다.


"언젠가는 꼭 세계챔피언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내가 정한 챔피언의 수준은... 바로 이 정도이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확고한 꿈을 가지고... 커 가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을 정확히 가늠하고... 그 때부터는 목표로 삼은 각각의 요소들을 어디 내 놔도 당당할 수 있을 만큼 깨끗하게, 누가 봐도 감탄할 만큼 최고 수준으로 갈고 닦으면서... 좋은 안무가의 지도를 받아들이고, 좋은 코치로부터 확신과 안정감을 느끼는 가운데... 5년 이상을 매일 같이 자신과 싸우고 또 싸우면서 만들어 온 것이... 바로 지금, 여왕님의 현재 모습인 것이다.

아마도, 어린 시절의 <연아> 선수는... 누구나 다 그럴 것이라고, 누구나 다 자기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까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모든 것이 갑자기 다 달라져 버린 듯한 지금의 위상에, 어쩌면 조금쯤은 당황스러울 지도 모른다. (^^) 하지만...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주는 것이다. 1등이니, 2등이니, 그런 결과가 아니라... 이번 월드에서 보여준 퍼포먼스의 모습이, 지난 수년 간의 노력을... 우리 승냥이들 뿐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피겨 팬들에게 설명해 준 것이다. 그러니, 여왕님... 충분히 웃고 즐기셔도 좋다. 왜냐하면 여왕님은, 그것을 누릴 자격이 넘치도록 충분하기 때문이다. (^^)

매번 1등을 하려고 덤비는 상대와는 경쟁이 가능하다. 하지만... 저 높은 레벨에 자신의 목표를 딱 정해 놓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상대와는, 경쟁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훈련을 통하여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낸 사람만이... 궁극적으로는 <고수>라는 인정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지금 세계 여자 피겨계에 이러한 고수가 2명 이상 존재한다면... 그야말로 두근두근한 초대형 빅매치가 될 터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쉽고, 또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게도... 현재 이 세상에는, 그러한 고수가 단 한 명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여왕님은... 자연스럽게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  맺음말


여왕님의 올시즌 <SP> 작품이었던 <죽음의 무도>는... 시즌 첫 대회였던 <SA>에서부터 시즌 내내 찬사를 받았고, 세계신기록을 두 번이나 경신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또한, 여왕님을 세계챔피언의 자리로 이끈 "전설의 프로그램" 으로서 앞으로도 오래도록 인구에 회자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와 같은 프로필적인 의미보다도... 신채점제의 도입 이후, 카리스마 넘치는 여왕의 부재로 인하여 "피겨의 예술성~" 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여싱의 인기가 예전만 같지 않은 상황에서... <카잘리스>의 시적 상상처럼 또는 <생상스>의 바이올린 선율처럼, 세계 피겨팬들의 감성에 충격적으로 다가와... "피겨의 아름다움" 을 새삼 일깨워 준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윌슨> 횽아의 천재성 번뜩이는 편곡과 안무... 그리고, 연습과정과 실전뿐 아니라 심판크리와 홈링크의 부담감 등등 모든 상황을 완벽하게 콘트롤하는 모습을 보여준 <오서> 쌤의 든든함... 여기에 시종일관 휘몰아치는 듯한 스피드와 고난도의 점프 그리고 촘촘할 정도로 치밀한 안무 등을 한 수 위의 피겨 기량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낸 <연아> 선수의 실력 등... <죽음의 무도>는 그야말로 완벽한 "3위 1체" 를 보여준 드림팀의 팀워크가 없었더라면, 절대로 이 세상에 나올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은 아닐 것이다.

또한, 두 번의 세계신기록 경신 과정에서 보여준 <ISU>의 태도 변화가 앞으로도 지속되어... 기술력과 예술성을 겸비한 진정한 실력자가 <연아> 선수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누가 봐도 실력은 최고인데... 뒷구멍으로 공작이 난무하고, 어른들의 파워게임에 시달리고, 마이동풍에 까막눈 심판들은 먼산만 쳐다보며 채점을 하고 앉아 있다면... 당장이라도 박차고 일어나 그 자리를 뛰쳐나가버리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더구나, 하루하루 성실하게 정직한 세월을 쌓아온 끝에 진정한 실력을 갖춘 선수가 그런 꼴을 당한다면... 그 심정은 더욱 더 참담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정직한 노력에 정당한 평가가 내려지고... 자신이 꿈꾸었던 연기를 스스로 만족스럽게 펼치게 되어서, 그러한 퍼포먼스를 선물 받은 팬들의 환호와 갈채 속에 힘들었던 연습 시간이 보상을 받게 되고... 문득, 자기 자신이 즐거워서 하는 일이 수많은 타인들에게도 살아가는 힘과 보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아마도 그 주인공은, 좀 더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이다.

비로소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된 지금... 여왕님에게 올림픽까지의 1년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 승냥이들로서도 갈 길이 아직 먼 것이다. 특별히 할 일이야 있겠는가. 모두들 지금까지 하던 대로만 하면 될 것이다. 이제는 그 이름도 자랑스러운 <세계챔피언 친위대(?)>가 된 셈이다. (^^) 가슴부터 쫙~ 펴고서, 절대로 흔들리지 않고 더욱 더 따뜻한 <연아> 선수의 응원 커뮤니티 (물론, 더불어 쥬얼즈들도 챙기면서... ^^) 를 만들어 가도록 하자.

<연아> 선수가 훈련에 지치고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 "여왕님? 늘 등 뒤에는, 우리 승냥이들이 버티고 있삼!!" 하는 모습에 위로를 받고 안심할 수 있도록... 이것이야말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우리 승냥이들의 여왕님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는, 단 하나의 모습이 되지 않겠는가? (^^)

 

[P.S]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작은 기우(?)가 하나 생겨서... 한 말씀 부탁드리려고 합니다.

몇 번이나 말씀드리지만, 이 연재글들의 주 목적은 <오락>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개인 블로그 등으로 스크랩을 해 가시는 것이야, 얼마든지 무방합니다만...
글의 내용을 책임 있는 자리에 인용하실 경우에는, 표현을 다소 완화시켜서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정 선수에 대한 비판 내용이 많은 이유는, 당연히...
그동안 울컥~ 하고 맺힌 것이 많았던 탓이겠지요.

하지만, 필자 또한 그런 이야기는, 이 자리에서 우리끼리만 할 뿐이지...
공공연하게 대놓고 아무데서나 남 얘기하는 건... 아주 질색하는 성격입니다.

그러므로, (비판 정도라면 무방하지만...) 만의 하나라도...
특정선수에 대한 비난을 가하기 위해서 필자의 글을 인용하는 것만은,
부디, 제발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필자의 우려가 한낱 기우이기를 바라면서... (^^)

다음 편 글인 <세헤라자데> 감상문은, 역시 사흘 뒤인
금요일 밤 10시 경에 올려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많은 분들께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깊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특히... 이번 편의 글에서는, 필자의 개똥철학(?)이 난무를 거듭했기에...
앞서 올린 글들보다 살짝 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부디, 이번 편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좋겠네요. (^^)

그럼, 다음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