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  여왕님의 <Scheherazade>


※  올 시즌, 여왕님의 <세헤라자데>는 약간씩 안무 수정 과정을 거쳐 왔지만...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시즌의 마지막 연기, 즉 세계선수권 대회에서의 연기 내용에 따라서... 실시간 감상문을 써 보도록 하겠다.

 

스테이플스센터의 특설 링크 한 가운데에서... 드디어 여왕님이 준비 자세를 취한다. 금빛 장식이 수 놓인 화사한 붉은 색 코스튬... 소녀와 숙녀 사이를 넘나드는 매혹적인 자태이다. 살포시 두 팔을 늘어뜨려 살짝 뒤로 뻗었을 뿐인데... 손가락 끝, 발 끝까지 우아함이 흘러 내리고, 살며시 시선을 내린 표정에선 겸손함이 배어 나온다. 그렇지만...

치가 떨리는 배신감에 자존심이 깊이 패인 <샤리야르> 왕처럼... 스테이플스 센터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아직까지 그녀를 100% 신뢰하진 않는다. 자, 이제부터 어떤 이야기를 들려 주게 될 것인가? 4분간의 이야기와 관객들의 반응으로, 올림픽을 향한 그녀의 위상이 결정된다. (마치 <샤리아르> 왕의 마음 먹기에 달려 있는 <세헤라자데>의 목숨처럼 말이다.) 운명의 시간... 마침내 한 줄기 선율이 은반 위를 가른다.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하듯 한 바퀴, 이어서 천천히 베일을 벗는 피겨 마임... 그리고, 여왕님은 마치 링크 위로 빠져드는 듯한 몸짓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혼신을 다하겠다는 진심 어린 의사표시리라.) 부드럽게 활주하다 갑자기 유혹하듯 뒤돌아보는 안무 동작... <세헤라자데>의 도발이 <샤리야르> 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순간이다. 호오~ 이것 봐라? 그래,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니?

달아나듯 애태우는 코너링 스트로크... 무엇을 보여주려고 저러나~ 싶은 순간, 일순간에 속도를 붙여 링크를 가로지르더니... 깜짝 놀랄 스피드로 그대로 3턴!! 어라? 하는 순간, 이번에는 그대로 날아오른다. <3F>!!! 흡사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껴지는 엄청난 비거리와 체공력... 한 마리의 새처럼 날아가다 내려 앉나 싶더니, 또다시 솟구쳐 오른다. <3T>!!!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엄청난 일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해 내고서... 다시금 사뿐히 내려 앉은 작은 새가 생긋 미소를 지어보인다. 이런 얘기...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고 호기심이 끌리는 얘기가 있었다니...) 너무도 강렬한 첫인상에 <샤리야르>는 자신도 몰래 <세헤라자데>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아, 다행이다.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이번에는 소녀의 몸짓, 두 손을 마주 잡고 가슴에 모았다가 두 팔을 활짝 펼쳐 진심을 드러내 보이는 순수함... <샤리야르>의 입가에도 살며시 미소가 번진다.

부드러운 코너링 스트로크에 이어, 이번에는 우아한 레이백 이나바우어... 그리고 이어지는 <2A>!! 흐르는 음악에 딱 맞아 떨어지는 점프!! 아슬아슬할 정도로 깊은 아웃에지 랜딩임에도 유려한 안무까지 곁들이는 완벽한 보디 컨트롤... 이것은 또 완연히 성숙한 여성의 모습이다.

어느새 선율 속에 완전히 녹아든 팔동작 안무와 이어지는 활주... 마치 음악이 살아 숨쉬며, 여왕님의 몸짓에 스스로를 맞춰 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잠시 긴장을 풀어 볼까 하는 찰라, 한번 더 이야기의 속도가 높이듯이... 엄청난 스피드로 또다시 날아오른다. <3Lz + 2T +2Lo>!!!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깨끗한 콤비네이션!! 저절로 탄성이 새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너무나도 임팩트가 강한 3 가지 이야기를 줄줄이 이어가더니... 이제 <세헤라자데>는 몸을 숙여 자신의 심경을 고백한다. 존경하는 왕이시여... 어찌하여 이렇게 변하셨나요? <플라잉 싯스핀 (FSSp4)>은 상처가 난 <샤리야르>의 자존심을 위로하고, 폭군으로 변해버린 왕의 모습에 슬퍼하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하지만, 왕이시여... 전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답니다...

이제 <세헤라자데>는, 사랑에 빠진 스스로의 모습을 이야기에 담아 고백한다. 구름 위를 걷는 듯 둥실거리는 발길,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흔들리는 마음... 아직도 모르시겠나요? 내 마음은 이렇게 날아오르고 있는데... <2A+3T>!! 환한 미소를 보이며, 그녀는 다시 한번 확고한 자신의 마음을 내보인다. <3Lz>!!! 보셨나요? 제 사랑은 이만큼 견고하답니다...

고조되는 선율 속에, 물 흐르듯 시작되는 <스파이럴 시퀀스(SpSq4)>... 부푼 희망을 안고 미지의 대양을 향해 떠나는 <신드바드>의 얘기를 들려 드릴까요? 따스한 시선으로 저 하늘 너머를 응시하는 <세헤라자데>의 눈빛을 바라보며... <샤리야르>의 머릿속엔 문득, 영광만이 가득했던 자신의 지난날이 스치고 지나간다. 안정감 넘치는 아라베스크 포지션의 우아한 마무리에 이어, 완벽한 밸런스의 Y자 포지션... 그야말로 평화롭기 그지 없는 시간이다. 그러나...

갑작스런 바리에이션~!! 세상사에는 예기치 않은 어려움이 닥치는 법이죠. <신드바드>도 몇 번이나 풍랑을 만났답니다. 여왕님의 <3S>에 바다가 소용돌이친다.


    ☞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여왕님의 연기 중 눈에 띄게 드러나 보였던 단 한번의 미스. 필자의 소견으로는... <스파
         이럴 시퀀스>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데다가, 음악 또한 갑자기 바리에이션이 되는 부분이기에... 생각보다는 점프 타
         이밍을 맞추기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더군다나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 부분에서 꼭 소용돌이치는
         바다를 떠올리게 되기에... 올시즌 내내, 조마조마하면서 지켜보곤 했던 대목이기도 하다.


소용돌이치는 바다를 빠져 나오면, <플라잉 콤비네이션 스핀 (FCoSp4)>... 여왕님의 전매특허 <유나카멜>에서 싯스핀으로, 그리고 다시 다리를 교차시킨 자세의 업라이트 스핀까지... 시련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몸짓이다.


    ☞  세계선수권에서 <3S>를 미스했을 때, SBS의 방위원님은 "하나 놓쳐도 괜찮습니다~" 라고 멘트를 날리셨다. 당연
         히(?) 필자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넘어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낫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순간, 여왕
         님이 스핀 도입부의 플라잉 동작을 놓치는 것을 보고는 나도 몰래 손바닥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여왕님도 역시 사
         람이구나. 링크 위에서 연기할 때면, 자꾸만 까먹게 되는데... 우리 여왕님은,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았기에 여전히
         미성년자... 만 18세 소녀인 것이다. 겉으로는 늘상 대범해 보이지만... 이런 큰 대회에서, 내심으론 어찌 긴장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스텝 시퀀스>를 앞두고서, 필자의 마음도 여왕님의 연기 시작 후 처음으로 초조해졌다.)

         마지막 스핀은 <2A>에서 바로 이어지기에 <플라잉> 동작을 붙일 여유는 없다. 그럼... 이거, 어떻게 되는 거지?
         <CoSp>과 <CCoSp>는 어떻게 취급되더라...?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스핀 공부를 한 지가 너무 오
         래되었다. 여왕님의 테크닉이 점점 더 완벽해질수록, 필자의 공부는 한없이 게을러진다. (ㅡ.ㅡ) 정신 차려야지. 다
         음 시즌이 시작되면, 초기에 다잡고 앉아서 기초부터 다시 한번 복습을 해야겠다. 쿨럭~ (^^a;;)


자, 이제는 <스텝 시퀀스>의 시간... 이야기는 어느덧 대단원을 향해 치닫는다. 전신을 사용하여 눈길을 잡아 끄는 도입부, 백스텝과 턴 동작을 위주로 짜여진 초반 안무... 매혹적인 소녀가 장난을 치듯 도발해 온다. 한 마디 툭 던져 놓고, 살짝 뒤로 물러서며 "나 잡아 봐라~" 하는 모양새다. "거기 안 서?" 하는 순간, 소녀는 배시시 웃으며 종종걸음을 친다. 이쯤 되면, 딱히 꼭 잡아야 맛이 아니다. 이젠 이야기의 내용보다도 이야기를 하고 있는 소녀의 모습 자체에 빠져든다. 마치 맨처음 <세헤라자데>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던 <샤리야르> 왕이, 자신도 모르는 새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듯이... 작은 새처럼 날아 오르는 <3F + 3T>에 주목했던 관객들도 어느새 여왕님의 모습 자체, 이 매혹적인 18세 소녀의 존재 자체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의 연기를 통해 객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하나로 이루어지는 대목... 여왕님이 늘 꿈꾸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서서히 끝나가는 이야기에 관객들이 아쉬움을 느끼는 순간,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날아오르는 <2A>... 객석에선 너 나 할 것 없이 탄성이 터져 나온다. 혼신의 힘을 다해 건네는, 소녀의 선물이자 최후의 어필이다. 그리고는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 (CCoSp4)>... 한 줌 남아 있는 에너지를 마지막까지 불태우며, 여왕님은 스테이플스센터 전체를 밝히는 불꽃이 되어 최후까지 타오른다. 이제... 후회는 없어. 마무리되는 음악과 함께, 온 몸을 열어 젖히는 듯한 엔딩 포즈!! 보셨나요? 이게 지금, 제가 가진 전부랍니다.


"저를... 죽이실 건가요?"


(속삭이듯 물어 오는 <세헤라자데>를 향해서, <샤리야르>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내가 언제!?? 난 절대로 그런 말 한 적 없다. 아니, 그런 비슷한 생각조차 한 일이 없어!!!"


기억에 없다, 라... 불리한 처지에 놓이면 갑자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버리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자들이 앓고 있는 일종의 직업병(?)인 모양이다. (^^) 쯧쯧... 왜들 다 그렇게 솔직하지를 못할까? 좋으면 좋다고... 왜 말을 못 해? 너만은 예외다. 넌 너무 특별하니까... 너만은 완전 열외, 어나더 레벨 대우, 타인과는 비교 금지... 이렇게 대우를 해 주겠다고 고백해 버리면, 훨씬 더 속도 한결 시원해질 터인데... (^^)

그에 비하면, 스테이플스센터에 모인 관객들 쪽이 백배는 더 솔직했다. "<죽음의 무도>로 깨닫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말의 의혹은 남아 있었는데... 이제는 인정이야. 100% 인정, 또 인정!!" 폭군으로 돌변한 <샤리야르> 왕을 바라보듯, <신채점제>에 의해 돌변한 피겨판을 바라보며 쓴 입맛만 다시던 올디스 팬들은... 그러한 <신채점제>마저 녹여버린 예술성을 보여준 18세 소녀를, 자신들의 새로운 여왕으로 기꺼이 맞아 들였던 것이다.


    ☞  미국이란 나라는... <1등>이라면, 그것도 "압도적인 <1등>~" 이라면 완전히 꺼벅 죽는다. 유일한 수퍼 파워, 세계
         최강국이라는 자국의 위상에 자부심이 대단하기에... 국민적 히어로의 캐릭터 이름조차, 오죽하면 <수퍼~> 맨이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또 "맨주먹에서 시작해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 라는, 소위 <아메리칸 드림>의 환상에 젖어
         산다. 이 경우, 주인공은... 초반부의 시련이 심하면 심할수록 각광 받고, 후반부의 영광은 크면 클수록 찬사를 받는
         다. (사이보그급 레벨의 캐릭터들이 펼치는 복싱 격투 무비, <록키> 시리즈가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젊은이들은 조금 달라졌지만, 피겨팬들은 아직 대부분 연령대가 높다. 따라서 <연아> 선수는, 이들의 입맛
         에 딱 들어맞는 캐릭터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 부상으로 인해 지난 2 년간 동메달에 머물렀다는 점도 왠지 끌린다.
         사정을 알아보니... 예술성 높은 연기를 펼쳤음에도 점프 미스로 졌단다. (옴마나~ 이런 억울한 일이... US 할머니
         들은, 신채점제의 상세한 세부 채점 방식 같은 건 알고 싶어하지도 않고 아예 별 관심도 갖지 않는다. 구채점제 시절
         을 수십 년 간 피겨팬으로 살아오며, 한 눈에 딱 5.× 점~ 하고 판단하던 나름의 내공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작년의 월드에선, 말도 안되는 심판 크리에 피해까지 입었단다. 상대는 누규~? 헉... 하나는 일본 아이고, 또
         하나는 이태리 아이다. US 할아버지, 할머니들... 2차 대전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한 양반들 많다. 영국은 친구~, 프
         랑스는 좀 삐딱~, 러시아는 경계 1호~, 여타 유럽 나라들은 우리 똘마니... 단순하게 생각하는 그네들에게 독일, 이
         태리, 일본은 내 피 철철 흘리게 한 분통 터지는 적국인 것이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자신들이 파병해 은혜를 베풀
         어 준 나라이다.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루었기에, 수퍼 파워 미국의 세계적 치안 능력을 과시할 때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늘상 맨 앞자리에 내세우는 단골 선전 메뉴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야 어떻게 생각하든... US 할아버지들은,
         지금도 철썩같이 그렇게 믿고 있다.)

         최근에는 자국세가 영 힘을 못 쓰고 있기에, 가뜩이나 마뜩잖은 피겨판이다. <키미 마이즈너>는 엣지 논란에 완전
         히 맛이 갔고, <레이첼 플랫>이나 <알리사 시즈니>도 아직은 영~ 눈에 안 찬다. 그런데, 포디움에 올라가는 아이들
         을 가만 보면... 걔들 또한 별 수 없다. US 할머니들의 눈에 비친 이 아이들은, 피겨 선수라기보다는 점핑빈 곡예단
         인 것이다. 그러니 자꾸만 <미셸 콴>이 떠오르고 <샤샤 코헨>이 그리워진다. 아... <콴>이나 <코헨>이 나서면, 저
         것들 다~ 한방에 안드로메다행일 터인데... (실제로는 그리 만만하게는 안되겠지만... 분명히 그들로서는 그렇게 믿
         고 싶을 것이 당연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자꾸만 흘러간 레전드들의 동향을 기웃거리고, 나아가 "<신채점
         제> 집어 치우라~" 며 허공 중에 주먹질을 해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러던 그들이, <연아> 선수를 발견했다. 오오오~~~ 이것은!?? 눈을 씻고 다시 봐도, 또다른 <미셸 콴>이다. 자신
         들이 원하는 피겨의 모습... 게다가 기타 등등 점핑빈들보다도 점프를 더 잘 뛴다. 더구나 코치는 <브라이언 오서>
         에, 안무가는 <데이비드 윌슨>? 모두가 북미 피겨의 아이콘들이다. 뒷배경에 유럽세의 느낌이 없는 것도 마음에 든
         다. 유럽세와 일본세를 까기에 딱 좋은 신무기인 셈이다. (더구나 구사하는 피겨가 교과서 그 자체이기에, 얼마든지
         들이대도 반격을 당할 여지조차 거의 없다.)

         올림픽을 1년 앞두고 자국에서 열린 월드... 거기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대차를 벌리며 세계챔피언이 되었다. "피
         겨 변방국가에서 태어나 온갖 시련을 겪었으면서도, 오로지 실력 하나로 우뚝 선 <무적의 세계 여왕>!!" 이거 뭐...
         피겨판 록키 시리즈의 서막인 셈이요, 어찌 되었든 어영부영 한 배를 탄 셈이다. 그들로서는 일단, 현재의 판을 뒤흔
         드는 게 중요하다. 자국에 주인공 감이 없으면,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외부 캐스팅을 하면 되는 것이다.


내년의 올림픽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다. 그렇기에, 관객들 중 상당수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몰려들 것이다. 따라서, 이번의 <밴쿠버 4CC>와 <LA 월드>는... 올림픽을 향한 교두보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대회들이었다. 그리고 우리의 <연아> 선수는, 이 두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챔피언 및 4대륙 챔피언~" 의 타이틀을 석권했다. 한 마디로, 북미의 피겨 스케이팅 계에서 "세계 챔피언은 <김연아>!!" 라고 확실한 인증을 날린 셈이다.


    ☞  물론 <마오>도 작년에 위 두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하긴 했다. 하지만, 그 파괴력은 전혀~ 다르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작년의 <4CC>는 우리나라에서, <월드>는 스웨덴에서 개최되었다. <4CC>에는 당시의 최대 라이벌이자 그
         시즌의 GPF 우승자였던 <연아> 선수가 부상으로 불참했고... <월드>에서는 첫 점프인 <트악>에서 도약조차 하지
         못한 채 미끄러진 뒤 30 여초 간 멍~ 때리는 모습이 전세계로 생중계되었음에도 가공스런 <PCS>를 받아 챙기며,
         노골적인 심판크리에 객석에서 야유가 쏟아지는 가운데 겸연쩍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따름이다. 이에 비해, 여왕
         님은 이번 시즌의 같은 두 대회에서... 연거푸 세계신기록을 갈아 치우고 200 점을 돌파하면서, 여타 포디움권 선수
         들조차 15점 이상의 대차로 저 멀리 따돌려 버렸다. (연기 자체의 모습에서, 완전히 다른 차원임을 입증한 것이다.)


미국이나 캐나다나... 아무리 <연아> 선수를 높이 평가한다고 해도,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 법... 자국의 선수들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해 줄 리야, 역시 만무하다고 볼 수 밖에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리하게 주어진 상황은 또 현명하게 이용하는 게 좋다는 것 또한 두말할 나위 없는 이치라고 할 것이다.

무명시절부터 지금까지 성장해 오는 동안에는, 다소 불리함을 감수하면서도... "<마오>의 최대 라이벌~" 더 나아가 "<연아> vs <마오>" 라는 구도 안에 몸을 담고 있는 것이, 불가피한 차선책이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부동의 최강자~" 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북미 피겨계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한 시기이다. 따라서, 내년 시즌에도 <SA>에는 무조건 참가해야 한다. (사상 최약체로 여싱 스타 기근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의 이 공백기를 현명하게 파고 들어야 하는 것이다. 자꾸 보다 보면, 정도 깊어지게 마련이다. 어차피 자국에 마땅한 라이벌감도 없는 걸, 뭐... 그래, 이번에는 <연아> 니가 우승해라~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이다.)

캐나다 사람들은 물론, <조애니>의 금메달을 원할 것이다. 이것이야 뭐, 어찌할 도리가 없다. 다만... 만약 <조애니>가 금메달을 놓친다면, <연아>가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 라는 정도로 인정 받으면, 그것으로 족할 뿐이다. <오서> 샘과 <윌슨> 횽아라는 뒷배경이 있으니... 그 정도야 가능하지 않을까? (^^) <최강자~>란 이미지는 근사하긴 하지만... 라이벌의 팬들에겐 잔인하고 가혹한 느낌인 법이다. 다행히 CBC 등에서 "<연아>에게 캐나다는 제 2 의 고향~, <오서> 아기는 내 아기~" 라는 식으로 멘트를 날려주니 다행이다. <IB>에서도 향후에 한층 더, 미디어 매니지먼트 등에 심혈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사실, 이러한 기대와 바람도 모두... 여왕님의 실력이 뒷받침이 되기에 가능한 생각들이다. 필자가 바라던 대로, 여왕님의 드림팀은...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세헤라자데>를 내놓아 주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도, 역시 이 캐릭터는 "피겨 여왕~" 이라는 타이틀에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더구나, 작금의 피겨판에서... 바로 이 시점에서, 우리의 여왕님이 가장 완벽한 <세헤라자데>를 보여 주었다는 사실은... 필자에게 정말이지, 벅찰 만큼 기쁘기 한량 없는 일이었다고 할 것이다.

 

■  프로토콜 다시 보기


이번 <월드>에서, 여왕님의 <세헤라자데>는 131.59 점 (<TES> 63.19 + <PCS> 68.40) 을 획득했다. 이로써 SP 점수 76.12 점을 합산한 총점은 207.71 점!! 신채점제 이후... 여싱 선수로는 최초로 200 점을 돌파 (돌파도 그냥 돌파가 아니다. 아예 208 점에 육박할 정도로 훌쩍~ 넘어섰다.) 했고, 옆나라 아이가 가지고 있던 총점 부분의 세계 신기록마저 "이리 내 놔~" 하면서 스윽~ 하고 가져와 버렸다. (^^)

이 시점에서 여왕님의 세계 최강 프로필은, 너무너무 깨끗하다. (올 시즌 GPF 에서 2위에 머물긴 했지만... 작년까지 2연패를 하면서 들을 만큼 들었던 "winner" 소리였기에, 양보해도 배가 부르다. 이제 와서 얘기지만, 솔까말... 그랑프리야 초청대회가 아닌가... ^^a;;) 공식 세계챔피언, 同 4대륙 챔피언, <ISU> 공식 랭킹 1위, <얼음넷> 랭킹 포인트 1위, 3개 전부문 (SP 점수, FS 점수, 총점) 세계최고기록 보유자...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월드>의 득점 획득에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일견 눈에 띄는 큰 불만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저,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FS 의 두번째 스핀에서 <플라잉> 도입부를 놓치면서, 마지막 스핀이 0 점 처리가 되어... 2008년 <COR>에서 <미스 사이공>으로 세웠던 FS 세계기록 133.70 점을 갈아 치우지 못했다는 사실 정도라고 할 것이다. (여왕님의 엔딩 스핀인 <CCoSp4>는 기초점만 3.50 점짜리, 최소 0.50 점 이상, 거의 1.00 점 가량의 GOE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이것만 실수하지 않았다면, 대략 4.00 점~4.50 점 가량의 점수가 더해져서... 135 점 전후의 점수로 FS 세계기록이 나왔을 것이며, 총점 또한 약 212점 전후로 크게 치솟을 뻔 하였다.)

하지만, 뭐... 달리 보면 향후에 다시 한번 세계 기록을 갈아 치울 여지를 남겨둔 쪽이, 여왕님께는 또다른 목표가 되고 팬으로서는 또다른 즐거움이 될 수도 있을 터이니... 이것은 가볍게 웃고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3S> 의 미스는, 끝나고 난 뒤 탓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여왕님도 얼마든지 실수는 할 수 있다. 필자로서는... 앞으로는 실수하지 않기를 기원할 뿐이지, 일어난 실수는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핀의 0 점 처리도, 약간은 의외의 상황이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여왕님 말대로 "올림픽 전의 또다른 좋은 경험~" 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이번의 FS 에서 <2A + 3T> 점프가 후반 가산점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알기론, 음악과 상관없이 첫 동작을 하는 것부터 시간이 계산된다고 하던데... 필자가 직접 스톱워치로 몇 번 재어 본 바로는, 참으로 미묘했다. 아마도 2분 경과 가산점을 받지 못한 것은, 거의 0.1 초 미만 정도의 차이 때문이었을 것 같다.) 여왕님의 경우에는... 음악에 정확하게 맞추어 점프를 뛰는 것이 가능하기에, <오서>샘이나 <윌슨> 횽아나 체력 안배를 최대치까지 하기 위해서 2 분이 딱 넘어서는 순간에 이 콤비네이션을 배치하는 사례가 많은데... 간혹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정말로 허탈하다. (ㅜ.ㅜ)

여왕님의 <2A + 3T>는, <3F + 3T>와 더불어 최고의 컨시를 자랑하는 콤비네이션 필살기인데다가... FS 에 포함시킨 나머지 2개의 콤비네이션 점프인 <3F + 3T> (기초점 9.50 점), <3Lz + 2T+ 2Lo> (기초점 8.80 점) 와 더불어... 후반 가산점 획득시 기초점만 8.25 점이 되고, 올 시즌 내내 앞의 두 점프보다 조금 더 높은 GOE 를 챙겨 왔기에... 이 3개의 점프로만 거의 30 점에 가까운 <TES>를 쓸어 담는 주무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FS 에서는, 찰라의 타이밍 미스로 눈 뜨고 앉아서 기초점수 0.75 점을 날리고 말았다. 드림팀에서 워낙에 다 잘 알아서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음 시즌에 이 문제만큼은, 조금 더 신경을 써 주었으면 싶다. 점프 타이밍을 1초 정도만 더 뒤로 잡으면 아무 문제도 없을 것 같은데... 여왕님의 프로그램은 늘 안무가 너무 촘촘하기에, 미세한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듯 하여... 필자로서는, 감히 이 이상 더 왈가왈부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승냥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였을 테지만, 이번 <월드>의 프로토콜에서 역시 무엇보다도 반가웠던 사실은 "확 달라진 <PCS> 평가~" 였다고 하겠다. <SS (스케이팅 기술)> 8.50 점, <TR (연결 및 전환)> 8.25 점, <PE (연기 수행)> 8.70 점, <CH (안무)> 8.60 점, <IN (곡의 해석)> 8.70 점... Factor 계수 (1.6) 를 곱한 결과, 합산 점수는 무려 68.40 점!!

<신채점제>의 초창기 시절에나 몇 번 구경했던 점수이고, 전성기 시절의 <미셸 콴> (또는 <샤샤 코헨>) 정도만이 기대 가능한 점수라고 할 수 있다. 무려 4개 항목의 점수에서 8.50 점 이상을 얻었는데... 이는 최소한 이번 <세헤라자데>의 연기만큼은, 8 점 (very good, 매우 잘한~) 의 수준을 넘어 9 점 (superior, 발군의~) 에 가까운 퍼포먼스였음을 심판들도 인정했다는 뜻이 된다. 한마디로 "군계일학~" 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여담이지만... 월드 이후, 요 며칠 사이에... "냉정하게(?) 생각해 보니까, 그래도 여전히 우리 여왕님이 제 점수를 다 받지 못했다~" 라는 여론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는 듯 하다. <마오> 선수가 완전히 나가떨어지고 나니까, <조애니> 선수와 <미키> 선수 등이 도마 위에 올라온다. (^^) 그 심정이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솔직히, 필자로서는 살짝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예컨대, 이번 <월드> FS 에서 여왕님은 <스파이럴 시퀀스>에서 무려 5.40 점을 받았다. (기초점수 3.40 + GOE
         2.00) 올 시즌 내내 <세헤라자데>의 스파이럴은, 고득점 행진을 계속해 왔는데... 이를 두고 옆나라 아이들은 늘상
         불만을 쏟아내곤 했었다.

         필자가 알기로, 여왕님의 <스파이럴>은... ① 오른발을 프리레그로, 왼발 앞쪽 인사이드엣지의 아라베스크 포지션
         3초간 유지, ② 상기 포지션의 자세 그대로 6초간 유지, ③ 왼발 앞쪽 아웃사이드 엣지로 체인지엣지 후, 캐치 풋
         (catch foot) 포지션 3초간 유지, ④ 발을 바꾸어 왼발을 프리레그로, 오른발 뒤쪽 아웃사이드엣지의 Y자 포지션 3
         초간 유지... 이로써, 레벨 4 요건을 충족시킨다.

         여기에 더해 <스파이럴>의 GOE 규정에는... ① good flow, energy and execution (우수한 흐름, 에너지와 연기),
         ② good speed during sequence (시퀀스 동안의 우수한 스피드), ③ good body line (좋은 신체 라인 유지), ④
         highlights the character of the program (프로그램 중 캐릭터 상의 하일라이트 여부), ⑤ superior flexibility (발군
         의 유연성), ⑥ creativity and originality (창의적이고 개성적인가의 여부) 등 6 개의 세부 요소들을 정해 두고... 이
         중에서 해당사항이 1~2 개일 때는 + 1 점, 3~4 개일 때는 +2 점, 5~6 개일 때는 + 3 점을 부여하도록 명시하고 있
         는데...

         필자의 주관적 판단으로는, 우리 여왕님의 경우... 아무래도 ⑤번은 해당사항이 아닐 듯 하고, ③번 역시 너무 막연
         하여 선뜻 고르기엔 주저되는 바가 없지 않다. 하지만... ①번과 ②번에는 당연히 해당되고 <세헤라자데>의 경우는
         프로그램의 흐름상 ④번에도 해당되는 데다가,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⑥번에도 해당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GOE + 1 점은 당연히 기본이요, + 2 점을 받는 것도 결코 신기한(?) 일이 아닌 것이다. (다만, 심판에 따라서는 ④
         번 내지 ⑥번까지는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 또한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하겠다.)


상기의 박스 글에서 예를 들었듯이, GOE 평가는 매우 미묘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인간의 행위를 인간이 판정하는 한... 100% 명쾌한 판정이란, 처음부터 아예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피겨보다는 훨씬 쉬워 보이는 축구, 야구 등의 판정에서도 오심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물며 추상적인 규정을 계량화된 점수로 환산시켜야 하는 피겨에서야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올 시즌 초, <연갤>에 처음 글을 올렸을 당시부터... 필자는, 기본적으로 심판들을 존중하는 입장에 서 있음을 누차에 걸쳐 밝혀 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백한 오심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은 또 결코 아니다. 여왕님에 대한 올 시즌의 엣지 콜은 명백한 오심이다. (아니, 악의에 찬 장난질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는, "조금쯤은 관대하게 웃고 넘어가야 할 이유도 있다~" 라는 뜻이 되겠다.


    ☞  야구를 예로 들자면... 홈런을 안타로 판정하거나, 안타를 파울로 판정하는 건 말이 안된다. 하지만, 때로 스트라이
         크를 볼로 판정하거나 주루시 약간 미묘한 아웃 판정이 나오는 것 같은 경우는... 억울해도 넘어갈 수 밖에는 없다는
         얘기가 되겠다. <WBC> 1회 대회 때만 해도 참 가관인 판정... 많이도 나왔었다. 심지어 야구에서도... 국제대회가
         되면, 소위 강대국들의 파워게임이란 장난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2회 때는 많이 교정이 되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연아> 선수는 올 시즌 내내, 가장 높은 <PCS>를 받아 왔다. <GOE>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엄청나게 챙겨 왔다. 그런데... 우리 승냥이들이 보기에는, 그래도 분명히 문제가 있긴 있다. 찬찬히 뜯어서 아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면... 여왕님에게 적용되는 잣대가, 여타 선수들에게 적용되는 잣대보다 조금이나마 더 엄격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필자 또한 진작부터 인지하고 느껴왔던 바이다. 이런 느낌을 받지 못한다면, 그는 결코 승냥이일 수가 없다.) 그런데...

자, 그렇다면 만약에... 우리 승냥이들의 바램대로, 한층 더 공정한 잣대로 채점을 한다고 쳐 보자.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 같은가? 당연히... 여왕님과 경쟁자들 사이의 점수 차이는 지금보다 훨씬 더 벌어질 것이다. <월드>에서 2 등과의 차이가 20 점도 훨씬 넘고, <마오>와는 FS <PCS>에서 기본 10점 차이는 먹고 들어가고... 이건 뭐, 매 시합이 전부 시작 전부터 우승 예약인 상태가 될 것이다. (^^)

농담 삼아 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농담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솔직히 필자는, 여왕님과 경쟁자들 사이에... 저 정도의 순수한 실력 격차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괜히 <무적~>이라고 읊고 있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이런 이야기는 쉬쉬~ 하는 게 상책이다. 아무리 막강해도 외토리로는 싸울 수 없는 게, 인간 사회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반드시 1인자 경쟁만 있는 것이 아니다. "1등을 못할 바에는, 포디움에도 들지 않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그는 교만한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자일 뿐이다. 최소한 3 등이라도 하는 게 좋다. 그리고, 3 등보다야 2 등이 더 좋은 것도 물론이다. 그리고, 그러하기에... 포디움권을 노리는 면면들은, 지극히 당연하게 챔피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며 벤치마킹을 하게 마련이다.

심판진도 마찬가지다. 최강자와 도전자의 격차가 너무 커져 버리면... 아무래도 그 격차를 줄여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연아> 선수의 컨시 능력이야, 이제 전 세계 심판진들이 다 안다. 그러니 줄줄이 최고 수준으로 연기를 이어가도, 차마 전부 + 1, + 2 점을 누를 수는 없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조애니>나 <미키>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면 가능한 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어지게 된다.) 지금의 여왕님 수준은... 아마도 심판진들이 눈치를 보며 서로 미룰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에이... 아마 다들 2 점 주겠지? 그럼 난 여기선 1 점만 줘야겠네..."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여왕님을 향한 이번 FS 에서의 <PCS> 폭풍은... 위의 상황이 역전되어 나타난 결과라고 보여진다. 아마도 <월드> 이전에... 심판들 사이에서, <PCS>를 좀 더 정상화시켜 보자는 의견 조정 정도야 이루어졌을 것이다. 또한 개최국인 미국의 여싱들이 워낙 약체이니까 그 점을 감안하면 <TES>의 상향화도 불가피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여왕님이 퍼펙트한 SP 와 후덜덜한 FS 연기를 펼쳐 보이고 말았다.

이미 실질적인 경쟁자들은, 미리 다 경기를 끝낸 상황... 사실상 1등은 정해져 있는 것이고, 점수만이 문제이다. 따라서, 점프 등의 GOE 는 상대적으로 박해진다. (그래도 GOE 총합이 10 점을 넘는다. 압도적인 최고이다.) 그런데... <PCS>는, 제대로 주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다 보니, 심판들의 머릿속에 똑같은 생각들이 떠오른다. "지금까지 해 온 게 있는데, 올려 봐야 다들 얼마나 더 주겠어? 어제 SP 보니 딱 그 정도 나오더구만... 그러니, 내가 좀 더 쓴다 해도 큰 차이는 없겠지?" (^^)

전적으로 필자의 추측일 뿐이지만... 최근 들어선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심판들이 단체로 모두 평소의 심경을 솔직하게 고백해 버린 셈이 된 것이 아닐까? (^^) "사실 <연아>의 예술성이야 <미셸 콴>과 동급이지, 뭐~" 그리고... 결과는 68.40 점이었다. 모르긴 해도, 심판들 모두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너도?", "너도?" 라는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한 것이다. (^^)


    ☞  한번 사고(?)를 쳤으니... 아무래도 다음에는, 조금은 낮은 점수가 될 것이다. (^^) 하지만, 그래도 65 점대 이상은
         유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이다. 또한, 그 정도 점수쯤은 미스한 스핀과 점프 가산 점수로 메꾸고도 남는다.


딱 한 가지 요소를 따로 떼어내서 비교를 한다면... 여왕님이 다소간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GOE> 든 <PCS> 든, 전체적으로 살펴 보면... 여왕님을 따라 오기엔 도전자들의 갈 길이 너무나도 멀고 멀다. 그러니... 너무 야박하게 심판진을 몰아세울 필요까진 없지 않을까?

또한, 이런 관점에서 여왕님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을 살펴 보면... "여왕님이 실수를 하시고, 쟤들은 다 클린하고... 그런데, 우리 여왕님은 GOE 도 못 챙기고... 그러면 우리 여왕님, 불쌍해서 어떡해?" 대략, 이런 류의 우려인 듯 한데... (^^) 필자가 장담하건대, 절대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테니... 걱정 붙들어 매어 두셔도 무방하겠다. (^^)

지난 3 년간의 여왕님 프로토콜을 찬찬히 살펴 보면, 여왕님 또한 큰 점프들에서 미스를 범했을 때... 다른 점프들의 GOE 가 비약적으로 올라갔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가 있다. 사실, 이것은 여왕님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도전 3 강" 급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는 배려(?)이다. 다만, 문제는... 우리 여왕님은 컨시가 너무 좋고, 저들은 컨시가 너무 나쁘다는 데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실전에서는 매번... 저들이 득을 보고 여왕님은 손해를 본다.

솔직히, 우리 여왕님도... 과거에는 꽤 말아 먹은 경기들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당시의 프로토콜을 살펴 보신다면, 여타 점프 등의 GOE 로 말아먹은 점수를 여왕님에게도 상당히 크게 메꾸어 주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특히... 과거와는 전혀 위상이 달라졌다. 실력 차이도 분명히 벌어졌다. (장난질을 칠 수 있는 여지가 확 줄어든 것이다.) 따라서, 만약에 이 문제를 여왕님께 들려 드린다면... 필자가 추측컨대, 다음과 같이 비답이 돌아올 것만 같다. (^^)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세계 최고 기록은 죄다 내가 가지고 있는데... 무슨 걱정들을 하고 있삼? <조애니>, <미키>, <마오>... 받을 만큼 받고 있고, 그 아이들 점수는 내 알 바 아님~. 만에 하나 컨시가 무너져 지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해도, 그것은 내 탓이지 승냥이들 책임이 아님~. 하지만 그럴 일 없도록 열심히 연습할 테니, 여러분들도 지금처럼 즐겁게 응원을 계속해 주시기 바람~. 이상이다, 오바~!!"


필자의 생각으로는... 올 시즌 여왕님의 덕을 가장 많이 본 것은, 단연 <조애니> 였다. 되지도 않을 싸움을 걸어 <마오>가 자멸하는 사이에, 상대적으로 컨시를 높이면서 <PCS> 눈도장도 챙기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우리 여왕님도 <조애니> 덕을 본 것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TEB>에서부터 줄기차게 <마오>를 연거푸 꺾어 주었기에, 여왕님은 자연스레 "독보적~" 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가 있었다. (<마오>의 추락이 상대적으로 선명하게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4CC>며 <월드> 모두, <마오>가 2위를 차지했다면... 여전히 라이벌 구도는 이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의 <조애니>는... 딱 "2인자~" 의 실력이요, 딱 그 정도의 이미지다. 그리고 올 시즌, 여왕님과 <조애니>는 이심전심(?)으로 상부상조(?)를 잘 했다고 볼 수도 있다. 시즌이 끝난 후, 두 사람 모두 원하던 것을 손에 넣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다음 시즌에는 어떠한 변화가 생길까? 모든 것은 <조애니>에게 달려 있다. 지금처럼 <2인자>의 자리에 만족하고 자신의 입지를 더더욱 다진다면... 이제 와서 <마오>가 밴쿠버 은메달을 목표로 삼지 않는 한, 올림픽의 포디움도 상당히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우리 여왕님의 자리를 넘보고 오버(?)를 하게 되면 어떨까?

필자의 소견으로는... 아마도,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필자가 판단하건대... <조애니>는, 올시즌이 최전성기였다. (연령상으로도 그러하다.) 그녀로서는 분명히 마지막 올림픽이다. 현 상태의 유지가 최대의 관건일 수 밖에 없다. (다만, 자신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여왕님의 실수를 바라겠다면... 그거야 뭐, 인정이다. 그것까지 뭐라 그럴 수야 없지 않겠나?) 그리고, 이 점은 <미키> 또한 마찬가지다.

실질적으로 이들로서는, <마오>가 여왕님을 향한 도전을 계속하는 쪽이 훨씬 더 낫다. 만에 하나... <마오>가 안정적인 구성으로 돌아서 버린다면, 이 3 명의 포디움 다툼은 그야말로 오리무중이 되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뜻하지 않게 이득을 얻기도 하고, 손해를 보기도 하며 살아가는 게 인생사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 좀 더 위에 서 있는 <1등>은 자신의 위상이 유지되는 한, 사소한 불이익쯤은 관대하게 웃어 넘기는 아량을 베푸는 법을 알아야 한다.

<1등>이 너무 야박하면... 이들은 모두 똘똘 뭉쳐 위를 향해 달려들게 된다. 하지만 따라 붙을 수도 있다는 희망의 끈을 조금쯤 남겨 두고서, 슬며시 모르는 척 내버려 둔다면... 이들은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일단은 자기들끼리 서로 싸우게 되는 법이다. 그리고 지들끼리 서로 견제하느라, 위를 올려다 볼 겨를조차 없어지게 된다면... 이거야말로 바라던 바라 아니할 수 없다 할 것이다. (^^)

지나친 낙관론도 물론 금물이겠지만, 지나친 의심 또한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우리 여왕님의 피겨를 즐기고 응원을 하는 일이, 힘든 정신 노동(?)이 되어서야 곤란하지 않겠는가. (^^) 말도 안되는 엣지 판정의 결말이야, 향후에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지만... 15 점도 더 벌어진 판정에 대해서, 꼬치꼬치 따질 필요야 굳이 뭐 또 있겠는가 말이다. (^^)

앞으로도 최강자이기에 감수해야 할, 사소한 불이익은 계속될 것이다. 사안에 따라 경중을 잘 따져서, 현명하게 대처하도록 하자. 드림팀은 탄탄하고 <IB> 측의 서포트도 안정감이 생긴 듯한 데다가... 1년 전과는 여러모로 상황도 다르다. 이제는, 매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일희일비할 필요까지야 없다고 할 것이다. (^^)

 

■  프로그램의 예술성


<세헤라자데>에는, 이번 시즌의 다른 여싱 프로그램들과는 차원이 다른 예술성이 녹아들어 있다. 그리고, 여기서는 이러한 <세헤라자데>를 완성시킬 수 있었던 여왕님의 능력에 대하여 생각을 해 보려고 한다. 흔히들 "김연아의 표현력~" 이라고 얘기하고는 그냥(?) 넘어가 버리는 능력... 프로그램에 예술성을 불어 넣는 "여왕님의 <표현력>~" 이란,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인지 한번 살펴 보도록 하자.


(1)  역대 최고 테크니션의 피겨 기술


무엇보다도 기본이 되는 요소라고 하겠다. 점프 성공에 연연하거나 스핀의 회전수에 급급하고, 스파이럴이 흔들리는 수준으로는 표현력을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될 것이다. 여왕님은 컨시 뿐 아니라, 활주 사이에 기술 요소들을 녹아들 수 있을 정도로 하나하나의 기술을 완성시킨 상태이다.

점프를 예로 들어도...도약 이전의 이나바우어도 가능하고, 착지와 동시에 안무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점프와 스핀 등의 큰 기술을 구사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는 감흥을 불러 일으키게 되고... 이에 더하여, 그 기술들을 프로그램의 줄거리 속에서 큰 이야깃거리로 묘사해 낼 수가 있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신채점제>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비판의 핵심이 되던 사항이었다. 너무 어려운 기술에 집착하다보니, 기술의 완성도가 떨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왕님이 구사하는 테크닉을 보고 있노라면... 고난도의 기술을 완성시킨다면, 그만큼 더 예술적인 감흥도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말은 쉽지만, 결코 아무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왕님은 자신의 존재 자체로... 세계 여성 피겨의 현재 수준뿐 아니라, 미래의 도전 과제 또한 완전히 다른 레벨로 끌어올렸다고 할 것이다.


(2)  기본기의 바탕 위에서 구현되는 안무


흔히들 "다리가 후둘거린다~" 라는 표현을 한다. 체력이든 균형감각이든, 하반신의 안정감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피겨의 안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가장 기본이 되는 활주에 있어서부터, 상체의 움직임에 앞서 그것을 견뎌낼 수 있는 하반신의 기본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팔이 먼저 움직이고 하체가 따라가서는, 도저히 균형을 맞출 수가 없게 된다. 언제나 모든 동작은 하체에서 시작된다. 하체에서 시작된 반동을 타고 자연스럽게 그 흐름이 손 끝까지 다다라야만 아름다운 안무가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다.

발레를 배우든 재즈 댄스를 배우든, 동작이야 누구든 익힐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빙판 위에서 구현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몇 배나 더 힘든 일이다. 여왕님은 지금도 가장 기초적인 활주와 스텝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새로 익힌 안무 동작이 조금만 어색해도, <오서> 샘과 함께 즉시 기초 스텝부터 재점검을 한단다.

우리의 눈에 쏙 들어오는 것은 여왕님의 부드러운 팔 동작과 상체의 움직임이지만, 실제로 이를 지탱하는 것은 누구보다 안정적인 기본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단순히 팔만 휘젓는다고 안무인 게 아니다.)


(3)  여왕님만이 구사할 수 있는 피겨 마임


<록산느의 탱고>를 떠올릴 때면, 누구나 다 스파이럴에서의 그 "정의할 수 없는 미소~" 를 빼놓지 않을 것이다. (소위 "록산느의 썩소~ 사건" 이 되겠다... ^^) 다른 여러 승냥이분들께서도 말씀하시지만... 필자 또한 그 날 분명, 우리 여왕님에게 "그 분~" 이 내려오셨다는 생각이 든다.

이전까지의 여왕님은 동작이 우아하긴 했지만, 움직임이 세세하다거나 표정이 다양하다거나 하는 모습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 날 여왕님은... 테크닉적으로 완벽한 상태에서 연기를 이어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감정 표현도 가능해진다는 것을 한 순간에 깨닫게 된 듯 싶다. 그리고 이후, 이러한 감정이나 작은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 재미를 느끼게 된 게 아닐까 싶은 것이다.

<윌슨> 횽아의 영향도 크겠지만... 이후, 여왕님의 표정 연기와 몸짓 연기는 매년 비약적으로 발전을 해 왔다. 스타팅 포즈부터 엔딩 포즈에 이르기까지, 여왕님은 잠시도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다. 필자는 정말이지 여왕님의 점프가 전부 성공하기를 바란다. 물론 고득점을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점프의 실수로 인해 더불어 날아가게 되는 여왕님의 몇 마디가 너무나도 아깝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고백하건대, 필자는 여왕님의 피겨 마임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


(4)  각각의 요소들을 하나로 완성시키는 음악성


여왕님에게는 선천적인 동시에 후천적으로 음악을 들으며 키워온 신체적인 리듬감이 있다. 어린 시절, 처음으로 무도회장이라는 델 가 보면... 다들 처음 온 것인데도 타고난 춤꾼이 있는가 하면 구제불능인 몸치도 있는 법이다. 그런데, 금방 춤을 배우는 친구들은 대개... 어릴 때부터 음악을 듣고 흥얼거리기를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여왕님은 음악을 즐길 줄 안다. 노래하는 걸 좋아하고 춤추며 웃을 줄 안다. 음악이 즐거운 것이다. 그러니 어렸을 때부터 피겨를 탈 때도 가능하면 음악과 움직임을 맞추려고 자연스럽게 노력을 했을 것이다. (왜? 그게 훨씬 더 즐거우니까... ^^) 그리고 세계 최고의 스케이팅 기술을 가지게 된 지금, 여왕님은 음악과 일체가 되는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리고 그렇게 음악과 일체가 된 연기를 펼칠 때면, 확실히 여왕님의 모습 또한 무언가 다른 느낌이다. 컴페티션임을 잠깐 잊고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나 할까? 작년까지는 아니었지만, 올해의 여왕님은 분명히 달라졌다. 올 시즌의 두 프로그램이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


(5)  타고난 아름다움


뭐,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 외모지상주의에는 반대지만... <꽃보다 남자>의 F4 를 추남들로야 캐스팅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카타리나 비트>도, <미셸 콴>도... 다 타고난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물론, 우리 여왕님도 마찬가지다. 필자야, 두 번 돌아간 말띠동갑 삼촌팬이기에... 보고 있으면 그저, 딸내미같이 마냥 귀엽고 또 귀여울 뿐이지만... 아마도 젊은 승냥이들 중에는, 여왕님을 보면서 가슴 설레이는 친구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

하지만, 결코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필자의 글에 늘상 등장하는 "내면적 아름다움" 도 중요한 요인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성실함과 정직함, 이 두 가지는 어떤 분야에서든 진정으로 성공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더구나, 이것은 성공을 이루기 전까지는 타인의 눈에 절대로 드러나 보이지 않기에 더욱 큰 가치를 지닌다고 할 것이다.

타인에게 정직하고 조직 내에서 맡은 바 일에 성실한 것도 물론 아름다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것은 기본적인 예의요 사회규범이자, 상대가 있기에 다소간 강제하기 용이한 점도 있는 덕목이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스스로에게 성실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대단한 일이다. 필자는 과연 몇 점인가 하고 생각해 보면, 살짝 좌절 모드가 될 것 같기도 하다. (^^a;;)

 

결론적으로 정리해 보자면, 사람들이 흔히들 이야기하는 "김연아의 표현력~" 이란... "정직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쌓아온 최고의 테크닉과 단단한 기본기의 바탕 위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피겨 소녀가 자신만의 피겨를 완성시키고자 꾸준히 익혀온 피겨 마임의 종합적 결정체~ 가 그 정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 되겠다. (물론, 여기에 타고난 외모는 플러스 알파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다.)


    ☞  이쯤에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건, 우리 여왕님에게 옆나라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표현력~" 이란 말의 정의이
         다. 올 시즌 <마오>의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으로 볼 때, 옆나라 까막눈들은 "피겨에서의 표현력~" 에 대해서 아주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던데... 옆나라 방송국에서 녹을 받아 먹고 있는 인간들은, 그나마 제대로 알고 있으려나? (^^)


앞으로도 이런 선수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물론 언젠가는 나타나게 될 터이지만... 그것이 언제가 될 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을 것이다. 올바른 피겨의 기술을 익히는 것도 어렵고, 그 위에 음악적인 표현력을 쌓는 것도 어려운데... 두 가지 일을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근 10 년을 계속한다는 건...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타고난 재능과 외모까지 겸비하고서 말이다.)

필자 또한 쥬얼즈들을 아끼지만, 결코 이들에게 "제 2 의 김연아~" 가 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 아이들 스스로 높은 목표를 꿈꾸는 건 좋지만... 필자는 이들에게서 결코 여왕님의 모습을 찾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소연이는 소연이대로, 경아는 경아대로... 필자는 그저 있는 그대로의 쥬얼즈, 그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를 응원할 뿐이다.)

 

■  맺음말


SP <죽음의 무도>를 통하여... <연아> 선수는, 오래된 피겨팬들의 잠들었던 감성을 되살려 깨우는 "궁극의 생명력~" 을 보여주었다. 그 모습은 <미셸 콴>, <이리나 슬러츠카야>, <샤샤 코헨> 등의 은퇴 이후 몇 년 동안... 진정한 피겨팬들이 그토록 갈구하던 "아름다운 피겨혼의 화신(化身)~" 인 동시에, "감히 넘볼 수 없는 여제(女帝)의 카리스마~" 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무자비하고 압도적인 링크 위의 지배자~" 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FS <세헤라자데>를 통하여... <연아> 선수는, 소녀의 순수함과 매혹적인 여성미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피겨와 피겨팬에 대한 자신의 진심과 사랑을, 마치 한 편의 아름다운 이야기처럼 너무도 정성스럽게 들려주었다. 진실한 마음, 무한한 애정, 근원적인 믿음, 성실한 노력... 그녀는 완벽히 준비가 되어 있었고, 이러한 그녀의 연기 모습 앞에서는... 자칫 <샤리야르> 왕처럼 닫혀 버릴 듯 하던 피겨팬들의 마음 또한, 자연스레 저절로 열리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왕국을 넘보는 경쟁자들은 무자비하게 압도하면서도, 자신의 백성들에게는 한없이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여왕님. 이 세상의 그 어떤 피겨팬이, 이러한 여왕님의 백성이 되기를 마다할 것이며... 이 왕국의 그 어떤 백성이, 소중한 여왕님을 음해하려는 비열한 협잡질에 맞서 분연히 일어서지 않을 것인가? (ㅡ.ㅡ # !!!)


    ☞  옆나라의 일부 막가파 까막눈들은... 트악 2번에 점프, 점프... 아무런 의미 없이, 그저 기초점수만 잔뜩 부풀려 놓은
         구성을 가지고서 "남싱 레벨~" 을 운운한다. (듣고 있는 남싱들이 기가 찰 일이다.) 여기에다 한술 더 떠 음악 따로,
         연기 따로... "쿵짝짝, 쿵짝짝~" 의 무한 반복 속에 시종일관 팔만 휘젓고 다니는 형상을 보면서,  달라진 표현력에
         예술성을 느낀단다. 이거야, 참... "대략 난감에 약도 없음~" 이 아닐 수가 없다 하겠다. (^^)

         FS 가 끝난 뒤, <조니 위어>는 "오늘밤, <연아>는 남싱들 대부분을 라이벌로 만들었네요~" 라며 웃었다. 또한 <연
         아> 선수의 월드 타이틀 획득을 축하하면서, <스테판 랑비엘>은 "<연아>의 FS 프로그램(세헤라자데)을 절대적으
         로 숭배한다~" 고 말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다름 아닌 바로 그, <소니아 비앙게티> 여사께서 직접 "믿을 수 없
         을 만큼 놀랍군요. 김연아는 나에게, 내가 오랜 세월 동안 잊고 있었던 예술성 감성을 주었어요. 그녀는 진정한 챔피
         언입니다." 라고 인정을 해 주셨다.

         <오서> 샘은 늘상 <연아> 선수를 가리켜 "스케이터들의 스케이터~" 라고 칭찬한다. <크리스티 야마구치>는 "플립
         에 어텐션이 붙었다면, 심판들은 아마도 반성해야 할 거에요." 라고 꼬집었으며... <미셸 콴>은 "엄청난 스피드, 놀
         라운 비거리, 탁월한 음악적 해석력~" 이라고 <연아> 선수의 장점을 콕 찝어내 자신이 괜시리 레전드인 게 아니라
         는 사실을 증명하는 동시에, 점프와 아름다움 및 우아함과 운동신경을 골고루 갖춘 완벽한 선수라며 <연아> 선수를
         멈출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 그들은 아는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과거와 현재의 최고 선수들... 그들이야말로 지금 <연아> 선수가 보
         여주고 있는 피겨 연기가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천일야화. 1000 일 하고도 하룻밤의 이야기. 이것은 대략 3 년 남짓한 기간이다. 2006 년의 토리노 동계 올림픽이 끝난 직후, 그 시즌의 쥬니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당시 최고의 기대주로 각광을 받고 있던 <아사다 마오>를 압도하며 "또 한 명의 챔피언 후보~" 로 명함을 내민 것이, 바로 꼭 3년 전의 일이다. 소녀에서 숙녀로 성장해 온 이 3년간... <연아> 선수는 "피겨판 아라비안 나이트~" 라고 할 만한 수많은 얘기들을 우리에게 들려 주었다. (전세계의 피겨팬들에게도 그러하겠지만, 특히나 우리네 승냥이들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했던 천일야화라고 하겠다.)

그리고, 마침내 <연아> 선수는... 마치 <세헤라자데>가 굳게 닫혔던 <샤리야르> 왕의 마음을 열었듯이, 전세계 피겨팬들의 마음을 얻으며 진정한 여왕의 자리에 등극했다. FS 경기가 끝나고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서,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여왕님. 금빛 장식이 수 놓인 붉은 색 코스튬의 그녀는... 천 하룻 밤의 이야기를 막 끝내고 여왕으로서 백성들 앞에 손을 흔드는 <세헤라자데>, 그 자체였다.

 

[P.S.]


오늘은, 특별히 따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

3일 뒤인, 다음 주 월요일 10시 경에...
갈라 프로그램 <Gold>에 대한 감상문을 올리겠다는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언제나 댓글로 격려해 주시는 많은 피벗님들께,
다시 한번 늘 감사드리고 있다는 진심을 전하면서...

오늘은 이만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벗님들 모두, 늘 행복하고 즐거운 일상들이 계속되길 빕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

 

(END)